レビュー
JE

JE

6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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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ay Off

映画 ・ 1968

平均 3.7

어지러이 잔가지를 뻗친 앙상한 나무를 후경으로 정작 인물들을 구석에 내몬 채, 메마른 공기와 황량하고 거센 바람이 화면을 뒤덮는다. 이상하리만치 마음을 흔드는 투숏 이후 펼쳐지는 허욱의 걸음과 사건의 방황은, 그야말로 서사를 내던지고 시간마저 잊은 듯 그저 미장셴만으로 공기를 앓는, 모던한 정경 같다. 텅 빈 공간과 텅 빈 시간. 폐허가 되어 버린 모든 것들. 어쩌면 이름도 비어 있는('虛') 주체와 (검열에 못 이겨) 새 삶을 다짐하는 양 중얼이는 대사("머리를 깎아야 겠다")처럼 텅 빈 언어마저 끝내 앙상한 영화 속을 (공허하게) 맴돈다. 어쭙잖은 눈으론 안토니오니도 떠오르는 와중에, 특히 이만희의 '서울, 1968년 겨울'이랄지 '오발탄'이랄지 거리를 헤매며 음울하게 떠안은 시대적 분위기가 더없이 인상적이다. 모던 시네마는 나와 맞지 않는다고 늘 섣부른 생각을 하면서도 기묘하게 매혹하는 그 스타일엔 꼭 홀리고 마는데, <휴일>도 그렇고 그때마다 단편적인 연상 외에는 감상을 늘어 놓을 길이 없는 스스로가 참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