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channy

channy

7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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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本 ・ 2008

平均 3.8

1. 하루키 장편은 두 부류로 나뉜다. 현실적인 작품,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전자로 <노르웨이의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후자로 <기사단장 죽이기>, <1Q84>가 있다. <해변의 카프카>는 후자에 속한다. 그리고 <해변의 카프카>는 이러한 스타일의 정점이라 부를 만하다. 2. 하루키의 글은 명쾌하지 않다. 현상이나 사건의 원인, 이유를 명백히 밝히지 않는다. 문장 수준에선 대화가 무슨 의미인지, 독자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파악되지 않는다. 온통 은유로 이루어져 있다. 하루키 까와 빠가 갈리는 큰 지점이다. 은유가 마음에 와닿지 않는 독자는 이런 걸 뭣하러 읽냐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유시민 작가가 <1Q84>를 읽고 실제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빠에 속한다. 그 모호함을 매우 좋아한다. 3. 자신이 품고 있는 마음의 모양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있을까. 겉모습만 판단하면 되는 타인과 달리, 자신은 의식 그 자체가 자신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형태가 불분명하다. 깊은 마음일수록 더더욱 모호하다. 하루키의 은유는 그 지점을 건드린다. 모호하기 때문에 마음 깊이 침투한다. 느껴지지만 파악할 수 없고, 엄존하지만 실체 없는 무언가를 모호한 언어로 묘사하고 가닿는 일은 역설적이게도 모호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작용한다. 4. <해변의 카프카>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중 최고작이다. 스타일 자체는 많이 봐왔던 하루키 소설이지만 원래의 스타일을 유지한 채 그 한계를 어느 정도 뛰어넘는다. 인물, 사건, 장치 모두가 날실과 씨실처럼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엮여있다. 날실, 씨실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것들이 엮여진 방식이 이 작품을 최고로 만든다. 5. 상권은 날실과 씨실이 하루키의 전형적인 스타일로 제시된다. 끝까지 재밌게 읽힌다. 하권은 조금 다르다. 더이상의 실은 제시되지 않고 상권에서 이미 제시됐던 것들을 엮기 시작한다. 저자가 무엇을 엮고 있는지 모르는 독자에게 이 과정은 무의미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후반부에 전체적인 모양이 형태를 갖추고, 완성에 도달하면 실을 엮었던 과정이 의미를 안은 채 독자의 마음에 안착한다. . - "즉 네가 숲에 있을 때 너는 온전히 일부가 되고, 네가 빗속에 있을 때 너는 온전히 쏟아지는 비의 일부가 되지. 네가 아침 속에 있을 때 너는 온전히 아침의 일부가 되고, 네가 내 앞에 있을 때 너는 내 일부가 돼. 간단히 말하면 그런 이야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