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6일 대개봉
스즈키료헤이ㆍ미야자와히오주연
영화 「에고이스트」 원작 소설
상실로 엮인 세 사람
상처를 어루만지는 진심
사랑으로 이룩한 구원
사랑도, 다정함도, 인정도 언제나 한 발짝 늦게 도착한다. 상대 탓이 아니다. 나의 둔감함 때문이다. 내가 그에게 했던 일조차 사랑인지 아닌지 알지 못하는 나는 그의 마음을 판단할 자격이 없다. -본문에서
나는 한 사람을 잃었음에도 여전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한테 똑같은 짓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어떤 성장도, 깊은 고민도 없이, 새로운 깨달음마저 발견하지 못한 채 나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각도로, 단지 힘에 의지해 파고들 뿐이었다. 나는 단순한 동작밖에 할 줄 모르는 싸구려 드릴 같은 인간이다. 이런 행동이 사랑일 리 없다. 자신의 행동을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인간과 나는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본문에서
“『에고이스트』가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성 소수자들과 약자들을 다시금 떠올리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곳은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니까.” -「옮긴이의 말」에서
35회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고 2023년 2월 일본에서 개봉하며 큰 화제를 모은 마쓰나가 다이시 연출, 스즈키 료헤이와 미야자와 히오 주연의 장편 영화 「에고이스트」(2023)의 원작 소설 『에고이스트』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2012년 아사다 마코토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에고이스트』는 한동안 절판된 채 완전히 잊힌 작품이었다. 대형 출판사를 통해 출판된 소설이기는 하지만 작가에 대한 정보(당시 아사다 마코토는 문학상을 수상했다거나 등단한 이력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인물이었다.)가 전무한 만큼 달리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돌연 소설 『에고이스트』의 영화화 소식이 일제히 쇄도하며 뜻밖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심지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영상화한 데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쓰나가 다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일본 최고의 인기 배우 스즈키 료헤이와 미야자와 히오가 (극 중의 연인으로서) 더블 캐스팅되었다고 하니 떠들썩할 만했다. 한때 잊혔던 『에고이스트』가 이번의 영화화를 계기로 다시금 독자들 곁을 찾아왔고, 그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영화 개봉과 맞물리며 『에고이스트』는 거의 십여 년 만에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고, 무려 10만 부에 육박하는 놀라운 중쇄를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 새로 출간된 소설 『에고이스트』에는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저자의 이름이 아사다 마코토에서 다카야마 마코토로 바뀐 것이다. 다카야마 마코토는 일본의 칼럼니스트이자 에세이스트로서 활발히 활동해 온 인물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영화화된 자신을 작품을 보지 못한 채 지난 2020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아마도 고인의 뜻에 따라 필명이 아닌 본명으로, 픽션에서 자전적 소설로 새로 다듬어진 『에고이스트』는 현재 동성결혼 법제화와 동성파트너십 제도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는 일본의 LGBTQ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서 거듭나고 있다. 스스로의 이름과 삶을 숨긴 채 소설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상황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작품이지만, 『에고이스트』에 담긴 성 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차별, 사회적으로 곤경에 처한 사랑,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매 순간 정체성을 감춰야 하는 어려움, 정상성의 굴레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가족 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질문을 남긴다. 결국 『에고이스트』는 두 남자가 써 내려간 절절한 사랑의 기록인 동시에, 세계 속에 엄연히 자리하고 있는 성 소수자의 의연한 외침이자 삶 그 자체이기도 하다. 『에고이스트』가 들려주는 유리같이 위태롭고 다정한 이야기, 즉 사랑하는 사람과 소중한 가족을 이루어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바람을 내세에서나 겨우 기약할 수밖에 없는 성 소수자의 현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값진 변화를 속삭인다.(마쓰나가 다이시 감독뿐 아니라 배우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고자 『에고이스트』라는 작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평소 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이지만 『에고이스트』는 정말 단숨에 읽었습니다. 결국 울 수밖에 없었고,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마존재팬 독자평(K님)
“갑작스러운 사건 탓에 가슴이 아파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에고이스트』는 두 사람의 행복을 바라게 하는, 마음에 남는 소중한 작품입니다.” -아마존재팬 독자평(P님)
“『에고이스트』는 사랑하는 데에 성별이 중요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작품입니다.” -아마존재팬 독자평(H님)
단지 ‘남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받고 따돌림당해야 했던 주인공 고스케는 자신의 성 정체성과 삶을 비관하여 죽기를 소망한다. 그런데 어머니가 힘겨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고스케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죽지 않고 더 열심히 살아가기로, 자신을 멸시하던 고향 아이들보다 몇 배는 더 성공해서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기로 다짐한다. 그렇게 지난날의 고통과 아픔을 뒤로한 채 도쿄로 올라온 고스케는 악착같이 명문 대학교에 진학하고, 마침내 유명 출판사에 취업하여 성공한 편집자로서 자리를 잡아 간다. 그는 무수한 익명들로 넘쳐 나는 대도시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자신과 동일한 정체성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을 신뢰하지 않는 고스케 앞에 자신과 같은 굴레를 짊어진 류타가 나타난다. 처음 두 사람은 단지 퍼스널트레이너(류타)와 운동을 배우는 고객(고스케)으로서 사무적인 관계를 이어 가지만, 어느 순간 갑작스레, 서로에게 강렬히 이끌리기 시작한다. 특히 고스케는 자신의 유년 시절과 마찬가지로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류타의 모습을 바라보며 사랑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그의 사랑은 점차 스스로의 잃어버린 과거를 보상받고 끝내 지켜 주지 못한 어머니에게 속죄하는 의식처럼 변질되어 가지만, 빈곤 속에서 모든 고통을 감내하며 가까스로 살아남아야 했던 류타에게는 비로소 사랑을 꿈꿀 수 있는 거대한 희망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이들 두 사람, 사랑을 모른다고 자책하는 고스케와 사랑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해내겠다는 류타 앞에 뜻밖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제 운명의 주사위는 고스케와 류타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
이순
3.5
미안해와 사랑해의 공통분모
승우
4.5
말끝마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고스케의 어머니와 이를 그대로 물려받은 고스케. 말끝마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류타의 어머니와 류타. 이들은 다르면서도 서로 똑같고 소중하니까 어쩔수 없다. 스스로를 에고이스트라 말하지만 고스케의 사랑은 충분히 따듯하게 그들에게 전해졌을거다. 이 작품이 상실과 결핍을 다루는 방식이 슬프고 감동적이었다.
Yeonii
3.0
다시 태어나고 싶다면 한번은 죽어야한다. 어머니가 죽었고, '죽고 싶다.' 라고 생각하던 내 안의 무언가 역시 죽었다. 나의 어머니와 류타의 어머니는 다른 사람이면서 똑같다. 소중하니까 어쩔수 없다. 어쩔수 없으니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입술을 힘껏 깨물었다. 희미하게 눈을 뜬 쪽은 류타 어머니 였지만 오히려 시력을 잃은 건 바로 나였다.
이승준
4.5
세상 절박한 그들의 사랑이 읽는 독자의 마음을 세상 절절하게 만드는 한 편의 수작(秀作)인 퀴어문학
FlyingN
3.5
쿄스케(고스케)가 류타의 어머니를 챙기게 된 건, 단지 사랑하는 사람의 어머니였거나 어머니를 일찍 여읜 과거 때문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생에 부재했던 '어머니'라는 존재를 류타의 어머니 로부터 찾아, 지켜주지 못한 자신의 어머니를 대신해 보호하고 싶었다. 코스케는 류타처럼 어머니의 시간과 관심에 돈과 물질을 '지불'한다. 돈을 거절하는 류타의 어머니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했다고 생각하는 코스케는 자신조차 사랑하고 아낄 줄 몰랐다. 그런 그에게 "네가 준 것은 사랑"이라고 이야기하는 류타의 어머니는, 그간의 연인들을 제외하고서 그를 그 자체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준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이제서야 행복해질까 싶었는데, 연이어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은 코스케의 운명은 잔인하고, 천국이나 다음 생을 기약하지 않고서는 함께할 수 없는 그들의 운명은 처연하다. 영화에서는 세세하게 보여주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이 연결되며 영화가 다시금 완성된다. + 마지막 코스케와 류타의 어머니 대화에서 반말과 존대를 오가는데, 일본어로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둘의 관계성을 생각했을 때 번역을 일관되게 해줬으면 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대화에서 김이 빠진다.
민서입니다
5.0
오열함ㅠ
양서희
3.0
기분탓일까 대도시의 사랑법과 왠지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따뜻한 상실과 마음 아린 사랑의 마음
광인
3.0
사랑을 하는 모든 이들은 에고이스트다. 사랑하는 대상의 존재로 자신의 안정을 찾기도, 심적인 위로를 받기도 한다. 다들 그저 살기위해 이 이기적인 본능으로서 사랑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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