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작품에서 콘텐츠로
넷플릭스에 추가된 1.5배속 기능
영화와 드라마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20대만 빨리 감기를 할까?
봐야 할 작품이 너무 많다
시간에서도 ‘가성비’를 따진다
작품과 콘텐츠, 감상과 소비
패스트푸드처럼 ‘배만 채우는’ 콘텐츠
꼭 모든 것을 대사로 설명해야 할까?
‘건너뛴 10초’ 속에 있는 것들
속독이나 초역과는 무엇이 다른가
제1장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감상에서 소비로
처음과 끝만 알면 된다?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재미가 없는데도 보는 이유
일상적인 대화는 재미가 없다
색다른 시청 방법이라는 생각은 안 해
콘텐츠 감상에도 예습이 필요하다
드라마 ‘한 회 통째로’ 건너뛰기
‘스포’당하고 싶어
패스트무비가 유행하는 이유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
브라우저 탭을 10개나 열어두는 이유
‘감상 모드’와 ‘정보 수집 모드’
‘보고 싶다’가 아닌 ‘알고 싶다’
작품의 가치가 점점 떨어진다
“한 번 더 보면 되잖아”
2시간짜리 영화를 만든 제작자의 의도
보조 줄거리는 없어도 된다?
제2장 대사로 전부 설명해주길 바라는 사람들
모두에게 친절한 세계관
대사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속마음도 있다
제작사가 쉬운 영화를 원하는 이유
‘이해하기 쉬운 것’이 환영받는다
더 짧고, 더 구체적으로
시청자에게 외면받는 영상의 특징
작품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이런 것도 평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재미있다고 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애니메이션에 설명이 많아지는 이유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서라면
대사가 필요 없는 시나리오의 기술
원작이 있으면 작가가 괴로운 이유
왜 TV는 자막을 버리지 못하는가
이해가 안 되면 재미도 못 느끼는 이유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이해가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오픈 월드화’하는 각본
제3장 실패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개성이라는 족쇄
공감을 강요당하는 사회
광고보다 친구를 더 신뢰한다
대화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유행할 때 영상을 봐둬야 한다
빨리 감기는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개성이 있다, 고로 존재한다
개성적인, 너무나 개성적인
남들과 다르고 싶은 Z세대의 뿌리 깊은 욕구
다수에 속하지 못한다는 불안
‘덕질’ 하나쯤은 필수
지금은 ‘덕후’의 시대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금세 발견하게 되는 지옥
‘정답’이 아니면 두드려 맞는 세상
“제너럴리스트의 시대는 이제 끝났어요”
시간 가성비 지상주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기분’을 예측하고 싶다
예고편은 아낌없이 보여주는 것이 필수
Z세대의 스포일러 소비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진로 교육
늘 ‘옆 사람을 보는’ 세대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은 사회
어느 때보다 시간과 돈이 없는 요즘 대학생
제4장 좋아하는 것을 무시당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상쾌해야’ 찾는다
멋대로 하려는 시청자들
불쾌함을 견디지 못한다
평범한 주인공은 인기가 없다
엔터테인먼트는 그저 스트레스 해소용
스마트폰 게임의 쾌‘락’주의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좋아하는 것만 골라 먹는 ‘피키 오디언스’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야 본다
공감 지상주의와 타자성의 결여
감정을 절약하고 싶어, 좋아하는 장면만 반복해서 본다
평론을 읽지 않는 시대
1980년대까지 잘나갔던 영화 평론
체계적인 감상을 싫어하게 된 이유
감독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다
“내 남자친구를 나쁘게 말하지 마!”
평론가는 위대한 제너럴리스트
평론 따위는 SNS에 얼마든지 널려 있다?
광고로 전락해버린 서평
‘타인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Z세대의 처세술
인터넷을 사회와 동일시하면 나타나는 문제
제5장 무관심한 고객들
앞으로 영상 콘텐츠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리퀴드 소비’로 설명되는 빨리 감기
‘안심’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
작품보다 시스템을 사랑하는 관객들
타깃이 바뀌어야 한다
‘팬이 아닌 소비자’가 중시된다
영화 1편에 2시간은 너무 길다?
‘임팩트 있는 도입부’로 시청자 붙들기
《이태원 클라쓰》의 구성
관객의 입맛대로 즐기는 작품
패스트무비를 공식 홍보 영상으로
단위 시간당 정보 처리 능력이 높은 사람들
시청 연령이 점점 낮아진다
스마트폰과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 社会科学
232p

본래 영화는 ‘영화관’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제작자가 만든 대로 시청하는 수동적인 콘텐츠였다. 하지만 텔레비전과 OTT를 통해 자유롭게 영화를 건너뛰면서 보거나, 빨리 감기로 보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영상을 직접 편집하여 10분 내외의 짧은 영화로 만든 콘텐츠를 즐기기도 하고, 인터넷 사이트의 해설을 수시로 참고하면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났을까? 이 책의 저자 이나다 도요시는 그 이면에 콘텐츠의 공급 과잉, 시간 가성비 지상주의, 친절해지는 대사가 있다고 지적하며 ‘빨리 감기’라는 현상 이면에 숨은 거대한 변화들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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著者/訳者
レビュー
100+目次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트렌드 코리아 2023』 전미영 대표 강력 추천!
대학 강의, 뉴스, <오징어 게임>까지 모두 빨리 감기로…
시간은 없지만, 봐야 할 것은 넘쳐나는 시대의 콘텐츠 트렌드
- 대화에 끼기 위해 인기 있는 콘텐츠를 본다.
- 대사 없는 일상적인 장면은 건너뛴다.
- 1시간짜리 드라마를 10분 요약 영상으로 해치운다.
- 영화관에 가기 전 결말을 알아둔다.
- 인터넷에 올라온 해석을 찾아보며 콘텐츠를 본다.
- 처음 볼 땐 빨리 감기로, 재밌으면 보통 속도로 다시 본다.
- 원작을 최대한 각색 없이 그대로 옮겨야 본다.
- 빌런은 사절. 착한 캐릭터만 나오길 원한다.
본래 영화는 ‘영화관’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제작자가 만든 대로 시청하는 수동적인 콘텐츠였다. 하지만 텔레비전과 OTT를 통해 자유롭게 영화를 건너뛰면서 보거나, 빨리 감기로 보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영상을 직접 편집하여 10분 내외의 짧은 영화로 만든 콘텐츠를 즐기기도 하고, 인터넷 사이트의 해설을 수시로 참고하면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났을까? 이 책의 저자 이나다 도요시는 그 이면에 콘텐츠의 공급 과잉, 시간 가성비 지상주의, 친절해지는 대사가 있다고 지적하며 ‘빨리 감기’라는 현상 이면에 숨은 거대한 변화들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작품’에서 ‘콘텐츠’로,
빨리 감기와 건너뛰기, 몰아보기
2021년 일본에서 한 칼럼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DVD 잡지 편집장을 거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나다 도요시는 “왜 요즘 세대는 영화나 영상을 빨리 감기로 재생하면서 보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취재를 시작하여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의 출현이 시사하는 무서운 미래」라는 칼럼을 세상에 내놓았다. 반응은 대단했다. 명쾌한 지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왜 시청 방식을 강요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모두가 마음 한편에 품고 있던 불편함이 이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이나다 도요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와 각계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덧붙여 원고를 집필했고, 이 책은 출간 즉시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빨리 감기’라는 작은 현상을 다룬 기사가 왜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왔을까? 빨리 감기가 작은 현상처럼 보일지라도 그 속에는 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영화를 감상한다”라는 말보다는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작품’이 ‘콘텐츠’로, ‘감상’이 ‘소비’로 변화한 것이다.
가장 빨리, 가장 많이, 가장 효율적으로…
실패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저자는 “빨리 감기”라는 현상 속에 세 가지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로, 봐야 할 작품이 너무 많아졌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영상을, 가장 값싸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를 이용하면 매달 만 원 내외의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만큼’ 영상을 볼 수 있는데, 그 양은 어마어마하다.
둘째로, ‘시간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요즘 사람들은 영상을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원한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빠르게 알고 싶어 하기에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장면은 건너뛴다. 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00가지 비밀” 류의 자기계발서가 잘 팔리는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셋째로, 영상 제작 및 연출 자체가 쉽고 친절해졌다. 배우의 표정과 배경 소개로 은근히 표현할 수 있는 상황도 모두 대사로 전달한다. 그러니 대사가 나오지 않는 장면들은 모두 불필요하게 느껴지고, 거리낌 없이 건너뛰거나 빨리 감기로 본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 속에는 OTT의 탄생, 경기 침체로 인한 효율성 추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남들과 차별화되고 싶다는 ‘개성’의 족쇄, SNS로 24시간 공감을 강요당하는 분위기 등이 있었다. 효율을 강조하는 사회 속에서 ‘치트키’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과 ‘실패하면 안 된다’라는 압박 속에서 Z세대의 행동 양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보여준다. 이 모든 거대한 사회적 변화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 ‘빨리 감기’(배속), ‘건너뛰기’(스킵), ‘패스트무비’(몰아보기) 현상이었다.
‘빨리 감기’는 거대한 변화를 앞당기는 작은 불씨
우리도 비슷하다.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않고 캄캄한 영화관에서 2시간을 앉아 있는 게 고역이라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유튜브에서는 20분이 넘어가면 “너무 긴” 영상으로 간주되고 ‘쇼츠’나 ‘릴스’ 영상은 처음부터 배속으로 편집되어 제작된다. 8시간짜리 《오징어 게임》을 30분 만에 몰아보는 현상이 뉴스에 나오기도 하고, 고전을 10분 만에 요약해주는 영상이 인기를 끈다. 즉, 책에서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현재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히 20대 이하의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현상을 ‘보통’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에 ‘빨리 감기’로 대표되는 ‘콘텐츠 소비 문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우리 사회와 콘텐츠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영상 콘텐츠 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과 우리 사회의 전반적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알고 싶은 독자라면 누구나 이 책으로 놀라운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백준
3.5
⏩️ 이 텍스트조차 ‘빨리 읽기’로 읽고 싶었다는 나의 초상. 콘텐츠 과잉 시대에 콘텐츠 생산자로서 살아남기가 이제는 더 어려워진듯. 감상이 아닌 소비, 작품이 아닌 콘텐츠라 하여도, 유의미한 생존기를 남겼으면.
상맹
4.0
감상보다는 정보를 원하는 시대이니 이 책에 대한 세 줄 요약 정보를 먼저 드리자면 1. 예술- 감상 - 감상 모드 오락(콘텐츠) - 소비 - 정보 수집 모드 전자에서 후자로의 경향 2. 업계 쪽으로는 고밀도 정보와 가성비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설명해주길 바라고 대사가 많아진 상황. 외적으로는 너무 많은 컨텐츠에 돈도 시간도 없어서 가성비를 추구하고, 개성이 압박으로 오고, 더 많은 네트워킹에 너무 빠른 소비들을 따라가야하는 시대. 소비자 쪽으로는 그냥 실패하기 싫고 나 좋고 유쾌한 것만 보고 싶은 것.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 방식이라는 것은 원래 고정되어있지 않았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영화도 예술도 변화할 것. 그럼 감상으로 일단 첫 번째로 일본의 이런 뉴 아카데미즘, 즉 쉬운 언어로 새롭게 나타난 상황에 대한 깔끔한 정리를 해주는 출판계는 너무 부럽다. 학계와 대중 사이의 다리가 그나마 있는 느낌. 새로운 이론과 개념 그리고 논의는 아니더라도 궁금한 걸 긁어주잖아. 와 그리고 열려 있으신 학자 분이 맞다. 보통 이런 책들은 젊은 세대 비판으로만 가기 마련인데, 책 내 지적한 것처럼 크리틱에서 어텐션으로 가는 시대 흐름에 어텐션을 기가막히게 잘 끄신 듯. 작가적인 이해, 거시적인 의미나 비평과 무쓸모와 제네럴리스트의 쇠퇴는 공부하는 사람으로 아쉽지만 사라지진 않을테니까. 난 그렇다고 사람들이 소비만 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은 감상을 할테고 비평을 볼테니까. 예술이 소비의 영역으로 손쉽게 들어온 부산물 중 하나이지 않을까. 예를 들면 중세시대 성경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어쩌면 루터는 카톨릭에게 영화에게 유튜브같은 존재...? 극복하기 위한 영화의 노력들은 포스트시네마 수업에 다 있긴 했다. 에리카 발솜 논의처럼 수요량이나, 환경을 조정하거나, 볼터나 그루신의 논의처럼 재매개, 재배치 혹은 카세티가 말한것처럼 수용자의 끊임없이 더 좋은 환경에서 보려는 'Repair' 개념 등 영화는 절대 죽지 않았다. 어 이거 이미 장례식 치룬 락에서 하는 말..? + 자막이야기가 재밌었는데 빨리 감기에서는 이미지보다 문장과 자막 언어에 집중한다고 해서 이거 텍스트의 부활의 단초가 싶었다. 이상하게 영화에서는 텍스트가 있으면 먼저 눈에 띄고 읽으려는 힘이 간판이나 자막 등에 숨겨져있는데 이걸 활용해 미디어 아트 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 숨은 텍스트 찾기.
조종인
3.5
거부감이 들지만 끝내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져버린 변화의 흐름.
No name
4.0
"작품 감상"이 아닌 "콘텐츠 소비"의 시대라는 말로 이 책의 주제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영상을 빨리감기, 건너뛰기 등으로 보는 습관이 나타난 이유로 영상 작품의 공급 과다, 바쁜 현대인의 시간 가성비 지향, 대사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영상 작품의 증가 라는 세가지 이유를 꼽았다. 각 이유의 배경에는 영상 공급 미디어의 다양화 및 증가, SNS로 공감을 강요당하고 '개성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실패를 두려워하는 현 세대의 특징, '얕은 감상'이 많이지면서 '알기 쉬운 것'이 추구되는 흐름을 들었다. 초반에 죄책감 이라는 단어의 사용으로 꼰대 마인드를 가진 저자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합리적인 통계와 구체적 증거들을 근거로 적절한 결론을 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또 갑자기 마치며에서는 빨리 감기가 어떻게 필연성을 획득했지는 충분히 이해했다면서도 그래도 역시 의문이 남는다뇨?(띠용~) 어쩌면 조만간 1.5배속으로 촬영하여 정상 속도보다 0.5배 느린 속도로 감상해야 정상적인 감상을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나올 것 같다. 아! 그리고 이 책만큼 z세대의 성향을 잘 분석한 책을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다.
웃기는짜장부들
2.0
심오한 사회학적 분석 기대했으나 컨설팅펌이나 경제연구소 같은 데서 만든 세태보고서 같음
신애필
3.5
어떻게 보든 본인 마음이라는 둥, 건너뛸 수 있는 영화를 만든 게 잘못이라는 둥, 창작자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발언에 처음엔 화부터 났다.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나선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그들과 5시간짜리 영화를 한자리에서 집중해서 감상하는 내가 궁극적으로 같은 문제에 직면했음을 깨달았다. 나의 경우엔 음악을 소비하는 방법이 그랬다. 에어팟을 구입하기 전까지는 아이팟클래식으로 음악을 들었었는데, 30곡 다운 요금제를 사용 중이었던 당시에는 어떤 곡을 다운 받을지 매달 고심하며 노래를 고르곤 했다. 그래서 음악을 집중해서 들을 수밖에 없었다. 에어팟을 구입한 후로는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아이팟클래식을 서랍 한켠에 넣어두고 아이폰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요금제는 더 이상 다운로드가 아닌 무제한 스트리밍을 사용했다. 지금도 같은 요금제를 사용 중이다. 언제든 원하는 만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무제한 스트리밍 요금제는 편리했지만 그만큼 희소성은 사라졌다. 더 이상 고심해서 음악을 듣지 않았다. 분명 즐겨듣는 노래인데 가사가 잘 안 외워지고, 1년쯤 지나면 멜로디도 더러 잊기 시작하던 때도 딱 그쯤부터였다. 비단 영화와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흐름이 이런 식이다. 유재석이 핑계고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유튜브가 대중화되면서 예능인들이 다른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길이 열렸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고. 예전에는 어떤 연예인이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 그 인기가 최소 몇 달, 길게는 몇 년까지도 갔는데 요즘은 일주일을 가지 않고 나날이 짧아지고 있어서 고민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였다. 신곡이 발매될 때마다 온갖 챌린지가 범람하고 바이럴을 타지만 정작 음악은 3분이 채 넘질 않으며 차트는 매일 새롭게 갱신된다. 순수문학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지만 라이트노벨과 웹소설 시장은 확대되는 추세다. 기사와 블로그보다는 140자짜리 트위터 글이나 인스타그램의 카드뉴스와 웹진을 선호한다. 틱톡은 1020의 지지를 필두로 폭발적으로 부상했으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숏츠와 릴스라는 숏폼을 개발했다. 넷플릭스는 몇 년 전 배속재생 기능을 추가했고, 유튜브에선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해 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나는 스마트폰의 등장, 정확히는 SNS의 출현이 이 모든 현상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SNS의 창립 목적은 캐주얼한 정보 공유와 소통이었다. 그래서 SNS는 종류를 불문하고 누구든 자유롭게 글을 남기고 제스쳐 한 번이면 실시간으로 피드가 업데이트 되는 신속 간편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또한 관심 있는 대상만 팔로우하고 보고 싶지 않은 유저는 뮤트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 수동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알고리즘과 유사한 메커니즘이다. 그리고 지금은 가히 알고리즘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SNS는 물론이고 포털사이트, 쇼핑, 내비게이션 등 알고리즘은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왓챠피디아조차 그렇다. 물론 알고리즘이 아니었다면 어떤 영화는 영영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알고리즘이 일방적으로 제공해 주는 정보로 인해 나의 세상이 제약받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극우세력이 결집하는 이유도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원하는 정보만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시대에선 누구나 편협해지기 십상이다. 세계는 다원화되었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불통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나의 경험을 반추시켜 보면 세상과 나의 거리가 좁혀졌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나 나와 다른 사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였다. 나와 가치관도 취향도 전혀 다른, 심지어 언어도 인종도 다른 타인을 이해할 때 비로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층 넓어졌었다. 마치 이 책을 읽고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을 이해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지금의 흐름은 기술의 발달과 사회가 맞물리면서 발생한 필연적인 흐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적 흐름을 방패로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자신은 없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눈뜬장님이 되지 않도록, 때로는 알고리즘이 마련해준 안락한 세상에서 나오는 연습을 조금씩 해나갈 것이다. 몇 년 전에 셀린 시아마의 <걸후드>를 보고 지각 있는 관객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오늘 그 다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Khun_반휘동
4.0
대중문화(예술-콘텐츠를 포괄하는)의 지향점이 콘텐츠 소비가 된 것은 기술의 진보와 자본주의의 민낯때문이며, 사회적인 스트레스가 향유의 가치를 소멸시키고 있다. - 젊은 세대들이 패스트 콘텐츠를 지향할 수록 딥하고 연역적인 사고를 지향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이 책은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 - 한편으로는 이런 패스트 콘텐츠에 저항하는, 지식에 대한 갈증과 열망을 품는 젊은 세대도 많다는 것이다. - 수 많은 콘텐츠들 속에서 깊은 사고체계를 요구하는 콘텐츠들 또한 쏟아져 내리며, 그 콘텐츠들에 매료되는 이들 또한 지속적으로 양산될 것이다. -콘텐 츠 기획을 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콘텐츠가 걱정되는 지점이 있다면 개성을 존중하는,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도래했는데 이는 지식과 사고의 양극화를 심화시키지 않을까 싶다.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깊이로 즐기는 것이 다양성을 강화한다기 보다는 양극화 시키지 않을까
차노스
4.0
일본에 맞춰져 약간 다를 수 있겠지만 정확한 분석. 이미 관객에서 소비자가 되버린 내 뇌가 한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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