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중심 내용
1장 음악과 철학에서 저자는 이 책의 성격과 의도를 밝힌다. 그것은 음악철학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제공하며, 음악의 본성과 가치를 조망하는 광범위한 사상을 한자리에 집결하려는 것이다.
2장 모방으로서의 음악에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살펴본 뒤 그들의 사상을 이은 음악관을 알아본다. 음악을 이데아의 모방으로 본 플라톤은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는 음악의 힘을 경계하지면서도, 그것이 제대로 사용되었을 때는 사람들을 선(善)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스승보다는 덜 엄격하면서 보다 다원주의적인 접근을 했다. 후대의 사상에서도 플라톤의 이원론적인 세계관 사이의 철학적 전투는 계속된다.
3장 관념으로서의 음악은 독일 관념론에서 보는 음악철학에 대한 내용이다. 칸트는 미적 경험에 대해서 광범위하게 형식적인 설명을 함으로써, 형식과 표현에 대해서 음악적 관념론이 몰두하게 되는 씨앗을 뿌렸다. 실러는 예술의 목적을 ‘미적 교육’을 통한 자아통합이라고 본다. 헤겔에게 예술과 음악은 관념적, 정신적 고양의 필수적 수단이지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뒤 쇠퇴되어버리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음악에 맹목적인 비이성적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고 보았으며, 음악을 존재하는 모든 것의 내적 본질과 정면으로 대면하도록 하는 존재로 보았다.
4장 자율적인 형식으로서의 음악은 음악의 미, 본질적 본성, 최고의 가치가 오로지 음악의 것이라고 보는 형식주의에 대해서 살펴본다. 한슬릭은 사람들의 반응이나 연상이 아닌, 음악의 형식이 음악의 내용이라고 주장한다. 거니는 한슬릭의 이론을 이어받아 음악이 다른 어떠한 인간의 영역에서 유사한 것이 없는 형식, 경험, 운동의 일종이라는 것을 밝히려고 한다. 마이어 역시 음악적인 느껴진 경험의 영역은 오직 고유하게 음악적이라고 생각한다.
5장 상징으로서의 음악은 음악이 어떻게 상징적으로 혹은 기호 작용의 사례로 기능하는지에 대한 탐색을 다룬다. 랭어는 음악이 감각자료로부터 패턴과 의미를 도출하고, 우리가 ‘실재하는’ 세계를 이해하거나 개념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한다. 굿먼은 음악의 독특한 지시 방식에 주목하며, 음악이 세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방식이라고 본다. 나티에는 음악적 ‘기호’의 다의성을 강조하면서 무엇이 음악인지는 문화적 상황과 해석 경향들의 그물망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6장 경험된 것으로서의 음악은 현상학(現象學)의 관점에서 보는 음악에 대해서 다룬다. 현상학적 설명은 실제로 체험되거나 경험된 것으로서의 음악을 복귀시키려고 하는 노력이다. 지각에 지식의 기초를 두는 메를로-퐁티, 음악의 ‘준주관성’을 강조하는 뒤프렌, 경험하는 주관에 주목하는 클리프턴, 소리가 인간 경험에서 하는 중요한 역할을 탐구한 버로스, 음악적 수행의 변형력에 대해서 연구한 스터블리 등 여러 현상학자들의 이론을 살펴본다.
7장 사회적, 정치적 힘으로서의 음악은 아도르노, 아탈리의 이론을 고찰함으로써 음악을 사회적인 것으로 보는 관점에 대해서 살펴본다. 그들은 음악의 본성과 가치가 엄격하게 음악적이고 고유하다는 견해에 도전하며, 음악의 사회문화적 상황성, 영향력, 상대성에 주목한다. 아도르노는 음악이 소비 상품이 되어가는 것을 경고하고, 음악의 상품화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탈리 역시 개별성의 종속, 무질서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존재로 전락했다고 경고한다.
8장 현대의 다원주의적 관점들에서는 페미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음악관을 다룬다. 페미니즘 비평은 음악을 강력한 정치력을 가지는 사회화 세력으로, 인간 사회가 가부장적인 특권과 권력을 산출하고 할당하는 도구인 테크놀로지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다수성, 다양성, 모순의 세계인 포스트모더니즘은 일원적, 정적 사물로서의 음악관념을 없애고 음악에 대한 더 다원적인 관점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