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호러 고전, 불멸의 스테디셀러
출간 40주년 기념 에디션 공식 한국어판
독자들이 이 판본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_윌리엄 피터 블래티
윌리엄 피터 블래티가 ‘메릴랜드 열네 살 소년의 악마 빙의 사건’을 소재로 쓴 첫 장편소설. 엑소시즘이라는 개념을 처음 대중적으로 알리며 북미 대륙에 충격을 몰고 온 이 작품은 1973년 영화로 제작되어 할리우드 최고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하며 사회적 열풍을 일으켰고, 그해 오스카상 각색상, 골든글로브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후 여러 편의 속편과 TV시리즈가 탄생했으며,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리부트 3부작이 2023년 를 시작으로 공개될 예정이다(국내 개봉 2023년 10월 18일). 문학동네에서는 출간 40주년을 맞아 작가가 직접 가필 수정한 판본(2011)을 저본으로 삼은 공식 한국어판을 출간한다.
신앙에 대한 의문과 초자연적 현상의 서스펜스
시대와 장르를 넘어선 불멸의 오컬트 호러 걸작!
이라크 북부, 유물 발굴 현장에서 괴이한 악마 형상의 조각을 발견한 노신부 메린은 오랜 적 파주주가 다시 가까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 열한 살 딸 리건과 살고 있는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맥닐의 집에 이상 현상이 일어난다. 알 수 없는 힘에 사방으로 요동치는 침대, 한겨울 바깥처럼 냉기가 감도는 방안, 얼굴을 흉측하게 일그러뜨리며 성인 남성의 목소리로 욕설을 퍼붓는 소녀. 의사들은 신경질환의 일종으로 진단하지만 각종 치료로도 딸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크리스는 의학 대신 종교의 도움을 구한다. 정신의학을 전공한 예수회 사제 데이미언 캐러스는 어머니의 죽음 후 믿음에 회의를 느끼던 차에 크리스의 청을 받고 고민하지만, 몇 번 소녀를 대면하는 사이 그 안에 또다른 존재, 사악한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고, 과거 엑소시즘 경험이 있는 메린과 함께 구마 의식을 실행하기로 결심한다.
침대에서 공중부양하는 소녀의 몸, 180도 비틀려 뒤를 돌아보는 머리, 자해와 자위의 도구로 이용되는 십자가, 뒤집어진 자세로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스파이더 워크’. 영화 <엑소시스트>는 수십 년이 지나도 관객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충격적인 장면들을 탄생시켰다. 개봉 당시 극장가에는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관객들이 속출했으며, 일부 복음주의자들은 상영 금지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는 주요 방송사에서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앞서 보도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총 수입 1억 9천만 달러가 넘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역겨움과 공포 역시 대중적으로 수용 가능한 오락 코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악마 빙의와 엑소시즘, 구마사제, 나아가 희생으로 끝맺는 선과 악의 대결 구도는 그뒤 여러 매체에서 변주되며 대중의 말초적인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단골 소재로 사로잡았다.
『엑소시스트』는 194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살던 열네 살 소년이 악마에 빙의되어 두 달간 구마 의식을 받고 해방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 예수회 소속인 조지타운대학교에 재학중이었던 윌리엄 피터 블래티는 신문 기사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접하고, 악의 본성에 대한 종교적 견해와 해석, 철학적 고찰을 더한 첫 장편소설의 영감을 받았다.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를 비롯한 성직자들이 실제로 이 영화를 관람하고 내린 호의적인 평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엑소시스트』는 악령의 존재를 단순한 공포의 대상으로 그릴 뿐 아니라 희생과 순교에 대한 종교적인 메시지로 이어간다. 때문에 소설은 귀신 들린 소녀의 기행과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적나라하고 생생하게 그려내는 한편, 그에 맞서는 사제들의 내면 묘사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다.
악령은 이곳에, 너희와 함께 있다
말초적 공포의 이면에 담아낸 인간 드라마
『엑소시스트』에서 악마에 맞서 분투하는 두 사제, 메린과 캐러스는 각각의 방식으로 신앙과 신념을 지키고 있는 인물들이다. 정신과의사로서 동료 사제들의 상담사 역할을 해온 캐러스는 아픈 어머니를 방치한 채 홀로 죽음을 맞게 한 것에 지울 수 없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응답 없는 기도는 믿음에 대한 회의로 이어지고, 딸에게 씐 악마를 쫓아달라는 크리스의 요청을 받고도 그 존재를 확신하지 못하고 결정을 미룬다. 실제로 과거 악마 빙의의 증거로 여겨졌던 많은 현상이 조현병, 간질, 틱 장애 등 의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병증임이 밝혀진바, 악령의 존재를 쉽게 믿지 못하는 캐러스의 갈등은 보이지 않는 신의 은총을 갈구하는 스스로에 대한 불신이기도 하다. 한편 과거 이미 엑소시즘 의식에서 악마 파주주와 맞섰던 경험이 있는 메린은 좀더 본질적인 측면에서 그를 설득한다. 구마 의식을 선함, 즉 인간다움을 되찾으려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마귀의 목표는 빙의자가 아니라네. 그건 바로 우리야…… 관찰자들…… 이 집에 있는 모든 사람. 그리고 목표라면 우리를 절망으로 몰아넣는 거겠지. 우리 자신의 인간성을 부정하도록. 궁극적으로 스스로를 짐승으로 인식하게 하려는 거야. 사악하고 부패하고 추악하고 무가치하며 존엄이라고는 없는 존재로 말이지.” (본문 460쪽)
2000년 공개된 영화 감독판 에는 개봉 당시에는 불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삭제되었던 두 신부의 대화 장면이 더해졌다. 악령의 목적이 리건 한 사람만이 아니라 관계된 모든 이들의 신을 부정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메린의 대사는 소설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2011년 소설 출간 40주년을 맞아 기념판을 내면서 작가는 캐러스의 꿈 장면을 적지 않은 분량으로 추가했다. 뤼카라는 이름의 신부가 찾아와, 엑소시즘을 실행하려는 그의 결단이 신성모독으로 이어질 수 있을뿐더러 맥닐 모녀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이다. 선과 악, 신앙과 불신 사이에서 고뇌하며 올바른 결말을 찾아가려는 그들의 결단을 이 판본에서는 좀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엑소시스트』 40주년 기념판에는 전반적으로 내용을 다듬는 과정에서 새로운 표현과 문장이 더해졌다. 첫 출간 당시에는 시간과 자금의 한계로 미처 담지 못했던 부분들이다. 독자들이 이 판본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윌리엄 피터 블래티
siwon.hage
5.0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보는 방식은 영화 불감증을 날려보내는 아주 유용한 방법이다. 흔히들 걸작 영화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원작 소설이 존재한다. 두 가지다. 영화를 접하고 소설을 보는 것과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 대부분 소설의 명성에 따라가지는 못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영상이 가지는 아주 복잡한 프로세스에 기인하는 것이리라. 반면 텍스트는 무궁무진하다. 표현에 제한도 없고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수정도 너무 쉽다. 기획이 잘 못 되면 다시 고치면 된다. 그리고 상상력에 의존하므로 무궁무진한 전파력이 있다. 엑소시스트는 후자다. 대부분 이 작품을 영화로 먼저 접했을 것이다. 영화에 문외한도 엑소시스트는 알 정도로 너무나 유명한 영화이지 않은가. 나도 사실 원작이 있는지 몇 년 전에 알았는데, 으레 걸작이라고 칭하는 영화는 그 원작과 톤이나 느낌과 -좋은 뜻으로- 아주 다른 경우가 있다. 걸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의 기본 조건이 아닐까. 영화와 달리 이 원작 소설은 엑소시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탐정(혹은 신부)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면모를 보이며 여러 장르들이 잘 어울려진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빙의된 소녀, 그 소녀의 어머니, 형사, 신부 나머지 감초 역할의 조연들까지 유머도 넘치고 과학적인 분석과 몰입도 높은 문체가 완벽하게 엔터테이닝 하다. 앞으로 벌어질 전조 현상들을, 영상으로 표현하기 힘든 텍스트로 표현된 심리 묘사가 아무렇지 않은 듯 스멀스멀 다가온다. 형사와 신부가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장르적 쾌감도 리드미컬하고 압도적인 재미도 선사한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완전체라 부를만하다.
쯔욧
3.5
제일 좋아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원작을 보기 전부터 너무도 궁금했었고, 기대한 만큼 살짝 실망도 있었지만 꽤나 재밌게 보기는 했다. 먼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본다면 소설을 이해할 수 있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 소설을 먼저 본다면 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듯 하다. 영화에는 소설에 등장하지 않은 오리지널 씬들이 있는데, 이 부분들이 소설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묘사되지 않은 부분들을 영상으로 넣어 놓았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가 소설보다 더 친절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보통은 반대인데 말이다) 특히 마지막에서 대미안 신부가 죽게 되는 과정에 대한 것과 관련해 영화에서는 오히려 악마의 실체가 무엇인지 전면적으로 보여주고 대미언이 그 악마를 자신이 받아들이고 죽는 장면들을 더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결 부분을 너무도 분명하게 마침표를 찍게 하지만, 소설에서는 이 부분의 내용이 표현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도대체 저 신부가 어떻게 죽었고, 어떻게 리건이 제정신을 차리게 되었는가 이해를 못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소설은 소설 나름의 그 특유의 분위기를 계속 잘 끌어내고 있어서 엑소시즘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재밌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영은
4.0
2001년인가? 엑소시스트 재개봉 때 영화관에서 봤었다. 지금 와선 리건의 충격적인 장면들만 기억나고, 신앙에 대한 갈등은 아예 기억에 없는데 이게 영화상 표현이 적었던것지 당시 10대라 이해를 못해 기억에서 삭제된건지 알수가 없다. 그때의 나에겐 지루하게 느껴진 전반부 빌드 업이 지금의 나에겐 상당히 흥미로웠다. 이게 풍부한 내면묘사와 상상의 여지를 가진 소설의 장점 때문인건지, 내가 나이를 먹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엑소시즘을 한참뒤에야 할수밖에 없던 이유도 이제야 제대로 알았다. 영화에 대한 기억이 상당히 희미해져서 확신할순 없지만, 매체 차이상 엑소시즘 자체에 대한 묘사는 영화가 풍부하고, 주변상황및 내면의갈등묘사는 소설이 풍부한게 아닌가싶음. 지금다시 영화를 본다면 훨씬 재밌게 보겠다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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