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그의 작품이 순수문학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싸구려 표지 대신 거창한 표지를 내세웠더라면
그렇게 비평가들에게 잊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_ 어슐러 르귄
1963년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 수상작! 대체 역사소설의 걸작!
소설가를 꿈꾼 철학자 필립 K. 딕. 지금 그가 가상의 역사를 그려 보인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페이첵> <콘트롤러> 등의 원작자로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한 작가’로 평가받는 필립 K. 딕. 그의 걸작 장편만을 모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12권 완간을 목표로 하는 ‘필립 K. 딕 걸작선’의 네 번째 주자로 1963년 휴고상 수상작인 <높은 성의 사내>가 출간되었다. <높은 성의 사내>는 ‘2차 세계대전에서 만일 연합군이 패했다면?’이라는 가정을 토대로, 독일과 일본이 세계를 양분하여 지배하는 음울한 가상의 1960년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이 빚어내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마치 거울에 비춰본 세상처럼 지금 우리의 현실과 묘하게 닮았으면서도 판이한 세계,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높은 성의 사내’가 쓴 책을 정신적 위안으로 삼는다. 갖가지 망상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평생 순탄치 못하게 살면서도 늘 그를 둘러싼 세상에 의문을 던지고 구원을 꿈꾸던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보지 못했을 우리의 모습을 절묘하게 비춰 보여준다.
대체역사 소설의 효시, <높은 성의 사내>
필립 K. 딕은 이 작품으로 대체역사 소설이라는 장르를 처음 개척함과 동시에, 1963년에는 최고의 SF작품에게 주어지는 휴고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하지만 그 뒤로도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으며, 사후에야 재조명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어슐러 르귄이 “만일 그의 작품이 순수문학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싸구려 표지 대신 거창한 표지를 내세웠더라면 그렇게 비평가들에게 잊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과 찬사를 한데 모아 표현했듯, 필립 K. 딕은 과학소설의 보편적 소재를 이용해 진지한 메시지를 담는 작가로서 20세기 SF문학사를 대표하는 인물로 손꼽힌다. <높은 성의 사내>는 딕이 작품 활동 최전성기에 접어드는 1962년에 발표되었다. 이후 <화성의 타임슬립>,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유빅> 등 최고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정체성의 혼란과 다중 현실, 그리고 불안감과 편집증 등 작가 특유의 코드는 이 작품에서 이미 발현되고 있다.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세상’, 그 안에 깃든 존재론적 의문
암울하고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그린 딕의 작품에서는 ‘당신은 누구인가’를 비롯해 ‘당신이 보고 있는 현실은 진실인가’ 같은 존재론적인 질문이 거듭 등장한다. 이 작품도 다르지 않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독일과 일본이 세계를 양분해 통치하고, 미국 역시 동부는 독일이, 서부는 일본이 지배하는 현실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진짜 현실(연합군이 승리하고 미국이 팍스 아메리카나를 주도해가던 1962년)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책 속의 책 <메뚜기는 무겁게 짓누른다> 속에만 존재한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동양문화를 숭배하며 일본인들의 우월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백인들과 인종 청소라는 끔찍한 짓을 자행하는 나치의 만행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는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 만연한 백인 우월주의와 팔레스타인의 혼란을 야기한 유태인들을 모습과 다름 아니다. 그래서인지 <높은 성의 사내>에서 그려진 현실 혹은 그 세상은 그리 낯설지 않다. 혼란 속에서 21세기의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의 현실과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필립 K. 딕 소설 속이 주는 철학적인 메시지들은 단순히 텍스트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현실적인 맥락과도 맞닿아 자리를 잡아간다. 그리고 이렇게 한 작가의 상상력은 시공을 뛰어넘어 우리의 현실을 뒤집어 다시 한 번 조망하게 해준다.
■‘필립 K. 딕 걸작선’ 출간의 의의
세상을 떠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필립 K. 딕은 여전히 그 문학적 가치가 새롭게 재평가되는 작가이다. 생전에 그는 주류 문학계에서는 ‘싸구려 장르 소설 작가’로 폄하되고, SF 문학계에서는 인간성을 탐구하는 특유의 주제의식 때문에 팬들에게 외면당한 불운한 작가였다. 하지만 지금 그의 작품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와 시대를 초월한 상상력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의 권위 있는 비영리 출판사인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는 미국문학 총서(마크 트웨인부터 헨리 제임스까지 미국 문학의 거장들의 작품을 수록한 방대한 작가 선집으로 미국문학 작품으로 인정받은 작가만이 그 이름을 올릴 수 있다)에 필립 K. 딕을 올려놓으며 재조명했다. 그 자체로, 그의 작가적 입지가 미국문학에서 얼마나 중대하게 다뤄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는 그의 작품이 장르라는 이름으로만 한정지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필립 K. 딕 전문가인 조나단 레섬이 편집한 이 장편소설 선집에는 휴고상 수상작인 『높은 성의 사내』와 존 켐벨 기념상 수상작인 『흘러라 내 눈물, 하고 경관은 말했다』 , 그리고 말년의 걸작인 『발리스』 3부작 등 총 12편의 장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으며 폴라북스에서 2013년 완간될 예정이다.
해외 거장의 경우 뚜렷한 방향성을 갖고 체계적으로 소개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 걸작선은 국내에서 SF 거장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기념비적인 첫 출발이 될 것이다.
높은 성의 사내
フィリップ・K・ディック · SF/小説
4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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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3.0
자본, 학살, 차별, 음모 등 전쟁에서 누가 있겼는가는 그 다지 중요하지 않다. 2020년 9월26일. 255.
도치스타
4.0
전혀 다른 세계를 세팅할 수 있는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구준홍
3.5
높은 성의 사나이(필립 K. 딕, 1962) @190721 대체역사소설이 취향에 맞아서 이전에 비명을 찾아서, 당신들의 조국 같은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이 해당 장르의 책 중에 대표작 격인 작품이라 읽어봤다. 세 책 모두 2차대전의 결말이 달라졌다면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을까? 를 가정하여 쓴 책인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이 앞서 읽었던 두 작품만큼 재미있지는 않았고 다만 이 책들의 원류가 되는 책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큰 책인 것 같다. 세 책 모두 2차대전을 시발점으로 역사를 갈라지게 만들지만 세부 설정과 소설 배경이 다 다르다. 비명을 찾아서(1987년작):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이 실패 ->부상만 입은 이토 히로부미가 대외적으로는 온건책을 펴고 대내적으로는 조선인에 대한 동화작업을 강화함 ->2차대전때 일본이 추축국에 가담하지 않고 미국과 동맹을 맺으면서 승전국이 됨(원자폭탄이 일본이 아니라 독일에 떨어짐) ->일본은 미국, 러시아 다음가는 세력으로 조선을 완전히 동화하고 만주국을 식민지로 삼음 ->작중 1987년 경성을 살아가는 조선인이 주인공 당신들의 조국(1992년작): 2차대전기 독일군의 암호체계를 바꿔서(현실에서는 암호체계가 털림) 독일군 잠수함들이 성공적으로 영국을 봉쇄함+스탈린그라드 전투 승리 ->독일의 유럽 러시아 정복(나머지는 시베리아로 도망감), 영국은 항복 후 괴뢰국화, 미국은 일본에 핵을 떨궈서 이기지만 독일과는 강화협정을 맺음 ->독일의 영토가 러시아까지 넓어짐, 스위스를 제외한 서+남유럽은 괴뢰국화, 시베리아 소련 잔당들의 게릴라와 싸우면서 미국과 냉전 시작 ->작중 1964년 베를린을 살아가는 독일인이 주인공 높은 성의 사나이(1962년작): 1933년 루즈벨트 대통령 암살(현실에서는 실패함) ->뉴딜이 없어서 미국 국력이 시원찮고 2차대전때 유럽에 개입하지 않아서 유럽 전체가 나치에 먹힘 ->미국은 진주만에 몰빵된 해군이 일본에 털리고 일본과 독일이 미국의 서쪽/동쪽을 나눠갖게됨(중부 지역에 중립지대 존재) ->전세계가 일본, 독일의 지배권역과 서로간의 중립지대로 바뀌고 냉전까지는 아니지만 미묘한 관계가 됨. 독일은 슬라브인과 흑인(아프리카 포함) 인종청소를 하고 달, 금성, 화성 개척을 시도함. ->작중 1960년대 일본 식민지 샌프란시스코, 또는 중립 지역 콜로라도에 사는 미국인들이 주인공(여러 인물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됨) 이런 식이다. 대충 보면 대체역사소설들이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있는 것이 보이는데, 1962년에 쓰여진 높은 성의 사나이가 후대 작품들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런 작품들은 실제와 다른 세상을 그려내야하기 때문에 그 그려낸 세상과 대체역사를 얼마나 개연성, 사실감 있게 묘사했냐가 작품의 재미에 큰 영향을 준다. 당연히 현실 역사랑 다르게 만들다보니 개연성이 좀 떨어지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 작품같은 경우는 화성, 금성탐사를 한다거나 아프리카 전체를 인종학살을 했다거나 하는 식으로 좀 스케일 큰 대체역사를 제시해놓아서 사실감이 좀 떨어지는 감이 있었다. 또 하나 책을 읽으면서 어색했던 점은, 옛날 책이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작중 일본이나 일본인에 대한 묘사가 좀 오리엔탈리즘적이었다는 거였다. 주인공이나 작중 등장하는 일본인들이 맨날 주역으로 점을 치고 있는데, 주역은 애초에 일본 책도 아닐 뿐더러 일본에는 예나 지금이나 주역으로 그렇게 점을 치는 문화가 없다고 한다. 작가가 주역으로 점 치는걸 좋아했다고.. 그 외에도 일본인들의 행동거지나 심리 묘사가 과장돼있다고 느껴졌다. 이렇게 새로운 세계상을 그려내는게 책의 주요한 목표겠지만, 이 책도 나름의 줄거리는 있다. 각각의 인물의 시점에 따라 이야기가 다르게 이어지는데, 하나는 옛날 미국 골동품을 일본인들에게 파는 상인과 이런 골동품을 위조하다가 나중에는 미국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악세사리를 만드려는 기술자 시점에서의 이야기이다. 이 사람들이 일본 치하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인들에게 굽실대면서 제품을 팔고, 일본인들에게 열등감도 느끼고, 그러다가 비굴함에서 벗어나 미국 고유의 예술성을 발견하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또 하나는 중립 지역에 사는 한 여성의 이야기인데(앞 이야기 기술자의 전처로 나온다. 작중에서 별로 연관은 없다), 소설 속 소설로 나오는 대체역사소설 '메뚜기 무겁게 가로눕다' 라는 책이 2차대전에서 연합국이 승리한 역사를 그려 중립 지역 및 일본 점령지에서 인기를 끌고(나치 점령지 동부에서는 금서로 지정됐다), 이 책의 작가를 만나러 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일본인에게 굽실거리는 미국인이라는 개념이 참 새롭게 다가오긴 했다. 다른 대체역사소설들에서는 그런 설정은 없었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있었다. 출판 당시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고 미국 SF 소설 관련 상도 받았다고 한다. 지금 기준으론 후대 작품들보다 묘사력이 좀 떨어져보여도(작가 자체가 가난해서 다작을 했고 정신이 안정적인 사람이 아니라 아이디어로 승부했지 글빨로 승부하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한다) 이 때는 2차대전 끝난지 20년도 안 됐을 때라 현지 사람들에게 훨씬 충격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왔을 것 같다. 별개로 이 책 한국어 번역이 영 좋지 않다. 특히 고유명사 번역들이 제멋대로다. 작중 내내 엄청 많이 나오는 주역만 하더라도 '역경'이랬다가 '주역'이랬다가 왔다갔다고, 독일인 이름 번역도 이상하게 된게 여럿 보였다. 소설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소재인 '메뚜기 무겁게 가로눕다' 라는 책 이름도 원제인 'The Grasshopper Lies Heavy' 를 그냥 직역했는데, 이 원제가 성경 구절에서 나온 말이라 제대로 번역하면 '메뚜기는 짐이 될 것이다' 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국광렬
이런 디스토피아적이거나 고전 SF같은 알차고 까리한 서적은 마음으로만 애정할 뿐 정작 끝까지 읽지는 못함..
1992
3.5
상상력만 남고 문학성은 그닥
Sansiro
5.0
멀티버스의 개념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난 지금은 소설의 내용을 ’일어날수도 있었던‘에서 ‘어딘가에선 일어났을’로 바꿔 생각하게 되는게 재밌다 둘중에 뭐가 됐든 현실과 다르면서도 묘하게 닮은점들도 보이는것도 재밌고
모스티
3.5
팽창주의는 미래가 될 수 없다.
박보람
3.5
일어나지 않은 모호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 기승전결이 이렇다 하고 있는게 아니라 그 시대에 들어가 있는 듯한 방식으로 읽어야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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