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죽어가는 어머니에게 춘권을 먹이고 싶은 마음에서 갓 촉촉해진 춘권을 찾아 다다오청, 디화거리와 옛시장을 방문한다. 마침내 린량 1번지에서 갓 만든 촉촉한 케이크 크러스트를 샀다. “나는 어머니가 오랫동안 나와 함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백 년된 거리를 둘러보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홍아이주는 썼다. 그녀는 그리움, 슬픔, 음식에 대해 그리고 끈적끈적한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을 언어로 재창조했다. 3대에 걸친 여인들의 먹방과 쇼핑은 이렇게 글로 다시 태어났다. 책에 등장하는 간식으로는 흰 죽과 찹쌀떡, 다진 떡이 있고, 쌀만두가 나오는데, 대체로 옛날식으로 집에서 만든 음식들이다. 그렇지만 음식보다 책 전체에 흐르는 감정의 동요와 추억이야말로 중요한 지점이다. 그녀와 친척들 사이의 감동적인 순간들은 어느 순간 툭 하고 떨어진다. 요컨대 이 책은 ‘음식을 주제로 한 가족전기’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람은 작가의 돌아가신 어머니이다. 이 책 곳곳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어머니는 암 진단을 받았다. 작가는 오랫동안 이어온 모녀의 관계가 암으로 인해 한순간에 끝났다고 생각했다. ‘(어머니의) 죽음의 고통’이 이 책을 집필한 일차적 동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비되는 ‘시대의 변덕스러움’은 이 책의 주요 축이라고 할수 있다. 어머니와 딸이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을 묘사하는 장면은 분명 중요한 순간이다. 작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주방용품을 물려받았고 어머니의 솥, 주철 냄비, 바퀴, 얼음숟가락, 도마 등의 추억을 토로한다. 홍아이주는 자신의 작은 주방에서 어머니의 오래된 주방용품을 활용해 모성애와 오래된 기억을 되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