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Y

미쓰백
평균 3.4
(스포일러 있음) '저 사형시켜도 마땅찮을 인간들', 미쓰백을 보다보면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나도 그러했고, 같이 본 나의 엄마도 그랬다. 그러나 이 영화가 부각시키고 싶었던 점은 아동학대범의 잔혹성이 아닐 것이다. '도가니'나 기타 아동학대를 다룬 영화와 달리, 미쓰백은 주인공을 구원자로 설정해놓지 않는다. 오히려 같은 피해자이다. 구원자가 아니기 때문에 미쓰백은 같은 피해자 지은을 섣불리 거둬주지 못한다. 그저 가끔 밥먹여주고, 옷사주고.. 가해자에게 화를 내주고 하는 모습이 내겐 마치 범죄 피해자들이, 아직 자신의 상처도 다 아물지 않았지만 다른 피해자를 보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여성들이 연대한다는게 이런 느낌일까. 이 영화를 보고 모성애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미쓰백이 자신과 지은을 동일시하는 정도를 보면 그게 단순히 모성이라 할 수 있을까? 여성에, 아동에, 학대 경험자에,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게 느껴졌던 자신이 반복되는걸 보기 싫었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조력자 조연이 남성이고, 메인 악역이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성녀/창녀 프레임같아 보면서 기분이 불쾌하기도 했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모습은 왜 굳이 보여주는 것이며, 인터넷에 떠도는 '나쁜 여자'의 이미지는 다 모아놓은 것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가 성별이 바뀐다면 어떻게 대접받았을까 생각해보니 아직 내가 여성 악역을 받아들이는 눈이 없는게 아닐까 싶었다. 남성 캐릭터들은 뭐 하나 착한 점 없이, 치졸하고 잔악해도 모습만 멀끔하면 사랑받지 않는가. 악역의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지만, 짧은 서사였어도 플랫한 나쁘고 허영심 가득한 계모 캐릭터가 아닌 감정 변화와 원망, 남자 잘못 만나 아득바득 살아가는 모습이 보여서 인상깊었다. 조력자 남성은 충실하게 뒤치닥거리를 해줘서 괜찮았다. 사고는 여주인공만 치고 남조연이 다 뒷수습하는 느낌이었지만, 원래 주인공은 사고치는 역할이니 괜찮다. 세상에 완벽한 영화는 없기 때문에, 난 영화를 본 게 후회되는 것과 아닌 것으로 나눈다. 후회되는 영화는 주제나 전개 방식이 너무 게으르거나, 불쾌한 영화들이다. 어쩌다 보게 된 영화였지만, 후회되지 않았기 때문에 난 누군가에게 흔쾌히 이 영화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 한국 영화 특유의 음침함과 폭력성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