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kim

kim

10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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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없다

영화 ・ 2015

평균 3.4

이건 이렇게 뭍힐 영화가 아니다. 이게 너무 많은 것을 우겨넣은 영화라 말하는 것은 영화를 너무나 게으르게 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장르잡탕 및 얼개 하나 맞지 않았음에도 러닝타임 내내 빼곡히 차 있었던 곡성의 자극에 뒤집혔던 1달 전 영화판을 생각해보라 ㅋㅋㅌ) 우리 모두 살면서 문득, 생각보다 삶의 면면이 많이 이상하고 별 거지같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여기저기 많이 나고 있구나 라는 것을 서늘하게 깨닫고 있지 않은가. 이 영화는 손예진이라는 훌륭한 창을 통해 관객에게 인생을 한 스푼 떠놓고 자세히, 참으로 효율적이고도 훌륭한 방법으로 그 거지같은 인생의 한 겹 한 겹을 눈 앞에 들이밀어 보여주고 있다(이 영화에 감정 과잉으로 치닫거나 쓸데없이 길게 뽑힌 자극용 미장센 씬이 하나라도 있던가. 사고와 폭력, 살인 장면이 불필요하게 화면을 길게 채운 적이 있던가). 또한 이 영화는 '여성' 주인공을 1)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딸의 모습을 애써 못본척 하고파 하는 불완전한 (그러나 그 모습으로 인해 더욱 현실적인)엄마이자, 2) 딸의 학우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아줌마, 3)남편에 대한 여자로서의 자신을 결코 내려놓지 않는 여자, 4)무당이 된 소꿉친구와 우정을 이어가는 여성, 5)남편의 선거 지원단들에게 명령하는 상위권력자, 6) 무엇보다 찾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사람으로, 그려낸다. 이렇게 한 여성 캐릭터를 살아있는 복잡다단한 사람 그대로 입체적으로 조명한 영화를 근 몇년간 본 적이 있었는가? 이런 영화를 불친절하니 주제 과잉이니 하며 단순히 치워버리기 전에, 판화 같이 똑같이 찍혀나오는 납짝한 캐릭터들 속에서 영화를 말초신경 자극 용도로만 소비해 왔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