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

끝까지 간다
평균 2.6
원작의 콘셉트인 "보통 사람이 휘말리는 재난"에서 "보통 사람"을 지워버릴 때 나오는 이야기. <끝까지 간다>의 매력은 직업이 경찰이라는 것만 빼면 우리와 별 다를 것 없는, 딱히 정의롭지도 않고 제 가족 건사하기도 바쁜 남자 고건수가 예기치 않게 범죄에 휘말리자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코미디 겸 스릴러다. 하지만 해외 리메이크작들은 마치 약속이라고 한 것처럼 코미디를 빼버리고 주인공에게 더 근엄한 성격을 부여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러한 면모는 주인공의 꼴사나운 발버둥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가 일그러지는 느낌이 있다. 이번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일본판 리메이크작도 마찬가지의 실수 때문에 캐릭터 조형이 좋지 않다.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것일까? 경찰도 보통 사람과 다를 바 없을 거라는 감각은 한국인만의 정서인 것일까? 외국인들에게 경찰은 일반 서민과는 괴리된 세계에서 사는 특이한 캐릭터, 근엄한 캐릭터라는 감각이 있는 걸까? 거기에 더해 '비리 경찰'이니 더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연유로 인하여 "보통사람의 고난"이 아니라 (우리와 다른 어두운 세계에서 살아가는)"비리경찰의 고난"이라는 데로 방점이 옮겨져서 각색된다는 느낌이 이 영화의 리메이크마다 매번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각색 하면 작품의 코믹한 뼈대가 뒤틀리게 되고, 우리와 비슷한 사람의 우스꽝스런 고통을 지켜보는 재미는 상실하게 된다. 그 빈 자리를 뭘로 메울 것인가? 진부한 스릴러적 상상으로 더 채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원작과 다르게 리메이크작들은 지루하고 억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