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

야나가와
평균 3.4
관계의 비틀림을 통한 관계의 재정립 야나가와는 일본 후쿠오카현에 위치한 야나가와라는 소도시에서 한 여자를 둘러싼 형제와 일본인 간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관계의 끝을 맺지 못한다. 리춘은 유부남이지만, 동생 리동의 제안을 받고 춘이 있는 야나가와로 떠난다. 직설적인 성격에 북경 발음을 사용하는 그는, 시종일관 춘에게 관심을 보이며 추파를 던진다. 하지만, 그는 아내의 전화로 인해 씁쓸한 마음을 안고 결국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간다. 리춘, 리동, 춘이 머무는 게스트 하우스의 주인은 일본인이다. 그는 런던에서 춘과 같이 유학 생활을 했으며, 춘에게 관심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사랑의 경쟁자인 리동과 리춘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통해 그들의 관계에 개입하려한다. 그러다, 춘에게 자신은 17살 딸이 있음에도 마음을 고백하지만, 이후로 더이상 그들의 관계에 포함되지 못한다. 반면, 리동은 형 리춘과 달리 성격도 우유부단해 보이며 말투도 북경 말투를 사용하지 않는다. 형 리춘은 그에게 항상 괴짜라고 부른다. 그 역시 춘에게 마음이 있어 보이지만, 타인(게스트하우스 주인 또는 형 리춘)에게 춘에게 마음이 있냐 혹은 춘은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도 다 춘을 좋아할거라면서 이야기만 한다. 여자주인공 춘은 20년 전 어느날 갑자기 런던으로 말없이 런던으로 떠났다가, 현재는 야나가와의 한 바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녀 역시 좀처럼 정확한 마을을 말하지 않으며, 모든 관계를 두루뭉실하게 이어간다. 춘과 동은 평범함 형제 관계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서로 말투부터 성격 외모 모두 다르다. 그리고 춘은 항상 동을 보며 괴짜, 정신병원에 가야한다 등 다소 거친 어투를 유지한다. 또한, 유부남임에도 같은 여자를 두고 경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 초반 술집의 여주인이 단번에 형제 사이를 간파한 것처럼, 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듯 하다(이는 이후, 백탑지광에서 주요한 맥락이다) 또한, 영화 중간에 나오는 게스트 하우스 주인과 그의 딸도 마찬가지이다. 리춘과 게스트 하우스 주인 둘 다, 리동과 딸의 부재를 통해 그들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된다. 소통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보통 소통은 언어가 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영화 후반부까지 깔려있는 기저이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영어를 쓰지 않으면 세 명의 관계에 들어가지 못한다거나, 춘과 리춘이 일본어를 못해 리동이 대신 번역을 해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통의 관계는 리춘과 리동이 모두 베이징으로 돌아간 후 영화 후반부 춘과 술집 주인간의 대화에서 역전된다. 둘은 서로 중국어와 일본어로 소통한다. 서로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서, 춘은 영화에서 처음으로 슬픔이 담긴 표정을 보인다. 이러한 소통의 관계는, 영화 내내 존 레논의 노래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이닐까 생각된다. 야나가와에서의 여행 1년 후, 리동은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 소식에 베이징으로 돌아올 일 없다던 춘은 베이징으로 돌아오개 된다. 자신의 삶을 천천히 마무리한 춘의 흔적을 느끼며, 그가 영화 내내 하려고 했던 유머를 떠올리며 리동의 말투가 왜 북경 말투가 아닌지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리동의 마지막 유품인 카세트 테이프는 자신의 목소리만 담긴 노래(존 레논, oh my love)임을 깨닫게 된다. 죽음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또렷히 전함으로써, 그리고 1년 전 형과 다녀온 야나가와 여행을 통해서 모든 관계를 재정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