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ru
7 years ago

속초에서의 겨울
평균 2.8
너무나 매력적인 서문 때문에 한없이 높아진 기대치를 채우기엔 부족했지만, 현실과 문학적 상상력의 경계를 매끄럽게 넘나들며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상화 해나가는 실력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속초의 겨울 같은 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쓸쓸하고 황량한 데다가 복어의 독처럼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그런 그림자. 전문적인 조리사가 짠 하고 나타나서 안전하게 독을 제거해주면 좋겠지만 잘 알다시피 인생에 그런 백마탄 조리사는 없다. 결국에 내 상처를 짜매고 독을 제거할 사람은 나 자신이다. 나 자신밖에 없다. 조금 서럽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