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ChrisCHUN

ChrisCHUN

6 years ago

3.0


content

피스트

영화 ・ 2005

평균 2.9

CUT! 컷 소리와 함께 빠르게 걸레를 들고 튀어나와, 벽에 묻은 물엿색소피를 서둘러 닦아내는 저 남자. 그는 미술부 막내가 아니라 했다. 아니 이 현장에 미술부 막내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다 했다. 그는 이 영화의 감독이라 했다. 이름도 존 걸레거(걸레를 든 남자) 감독님. 스텝을 쓸 여력이 안돼 자신이 촬영도, 미술도 담당한다 했다. 그의 손에는 늘 오색 물감으로 물 든 걸레가 들려있었다... . 촬영장에는 뚜렷한 4계절이 존재한다. 덥거나, 무지덥거나... 춥거나, 무지 춥거나... . 희한하게 실오라기만 걸쳐입어도 더운게 촬영장이며, 아무리 끼어입어도 추운곳이 촬영장이다. . [아무리 하찮은 영화도 잘 쓴 비평보단 낫다] . 잘 만들어질 CG를 기대하며 열과 성을 다해 연기하는 배우들이 있는 반면, 1초이상은 카메라에 노출시킬수도 없을 만큼, 덕지덕지 얼기설기 얼버무려 한땀한땀 체하지도 않은 손가락 따기를 수십번. 그 자체로 괴물(?)의 형상을 지니고 태어난, 진정한 의미의 프랑켄슈타인 박사님들의 바느질로 탄생한 괴물들. . 맨정신으론 얼굴을 들이밀수도 없는 덕에 인중에 치약을 쌩으로 발라가며, 심호흡 한사발 크게 드링킹 후, 커다란 탈 속으로 들어가 혼신의 힘을 다하는 보이지 않는 배우들. 하루 늦춰질때마다 늘어나는 대여비 생각에 어떻게든 빨리 찍으려 분주히 뛰어다니는 보이지 않는 스텝들. . 차라리 이 하찮은(?) 영화의 과정에 카메라를 들이댔다면... '사내는 태어나 흘리지 말아야 할것이 있다'는 5대째 대대로 내려온 가훈을 보고 자란 그 히야시 된 차디찬 얼굴의 비루집 아들 하야시도, 이들의 과정을 지켜봤다면 기어코 한두어방울을 흘리지 않았을까... . 꽃을 든.. 아니 걸레를 든 이 남자 존 걸레거 씨는 오늘도 닦는다. 다른 이들은 야심차게 담금질 할때 이 분은 걸레질 한다. 그렇게 닦고 닦아 이 하찮은 영화를 투, 쓰리 걸레까지 내놓으셨다 전해들었다. . 이 밤. 영화 쫌 본다, 애정한다 어디가서 씨부리며, 무슨 선심쓰듯 별★을 물쓰듯 쓰는 내게 몇마디 건네신다. . '손에 들린것이 꼭 확성기나 콘티북이 아니어도 좋다'고... '엉덩이에 앉은것이 [OOO 감독님] 마킹이 들어간 낚시 의자가 아니어도 좋다' 고... . '걸레질은 멈추면 안돼' 라며 무언가 중얼거리는 그 입술. . '별1004샾... 별1004샾...' . 백발이 성성한 감독님은 그렇게 두손 가득 뻘건 걸레들을 들고 노란색 타일의 허름한 건물 뒤켠 화장실로 뛰어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