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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이렇게 동화같아도 되는건지. 좌절과 고난이 너무 축소되어 그려진 건 아닌지. 물론 그 덕분에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이리도 순하디 순한 맛 소설이 탄생한 이유는 아마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독자를 너무 괴롭히지 않으려는 배려. 이 이유야 뭐 크게 작용하진 않았겠지만. 그리고 또 정말 이 시대를 살아낸 이들이 그 삶을 받아들인 태도가 바로 바로 이럴테다. 시대와 상황이 주는 필연적인 고통을 얼른 삼켜 소화시키고 그 대신 간헐적이고 우연히 다가온 행운과 성취에 집중하면서 그 삶을 견뎌야만 했으리라. 좌절한다고해서 삶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라도 주저 앉아 울고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가질 수 있는 행운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바로 옆에 함께 해주는 언니 동생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 가슴아프고 뭉클한 서사 속에서도 삶이 결국에는 이어져가는 모습이 그려질 수 있었던 거겠지. 불친절한 모습으로 다가온 삶을, 억척과 사랑으로 회유시켜온 어머니들의 전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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