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마르지엘라'는 패션계의 파격적인 은둔 거장 마르탱 마르지엘라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마르지엘라라는 브랜드명은 알고 있었으나, 과연 이를 시작한 자는 어떤 인물인지가 궁금했으며, 은둔하며 살지만 당사자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로라도 인터뷰를 따냈기 때문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이 영화는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포트폴리오와 커리어를 쭉 훑어본 것 밖에 안된다. 나는 이런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굉장히 싫어한다. 아무나 대략적으로 조사만 해도 나오는 피상적인 성과들을 나열하기만 하고, 인터뷰 대상들은 서로 각자의 방식으로 칭찬과 찬사를 보내기만 하는 수준인 겉핥기식 다큐멘터리는 정말 극도로 지루한데다가 굉장히 게으르게 느껴진다. 이 정도는 대학생들이 학기 프로젝트로 30분짜리 PPT 발표 과제로 해도 나오는 수준이다.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면 피부보다 더 깊이, 근육과 뼈와 뇌 속 신경망까지 보여주는 것을 추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나마 기대했던 것은 마르지엘라 본인을 인터뷰했다는 점이다.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는 마르지엘라의 성과물들에 대해서만 코멘트하지 인간 마르지엘라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는 것이 별로 없다. 하지만 마르지엘라 본인이라면 본인의 작품들을 보고서도 좀 더 깊이있는 말들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컸다. 하지만 그마저도 없었다. 결국에 마르지엘라의 인터뷰마저도 그의 패션쇼에 대한 오디오 코멘터리 정도 밖에 안되는 수준의 밋밋한 내용물들 밖에 없었다. 결국 '뱅크시'나 '마르지엘라' 같은 다큐멘터리들은 당사자 본인의 은둔과 익명성이라는 한계로 인해 영화의 내용까지 제한을 받게 되며,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소재가 꼭 흥미를 가질 만한 이야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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