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미션
평균 3.8
2023년 06월 30일에 봄
#엔니오모리꼬네 “그래요, 비웃은 거예요. 어떻게 안 비웃겠어요. 세상 밖으로 도망치는, 비겁한 겁쟁이를 보면서.” 나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그들이 지향하는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은 좋아한다. 또, 사랑으로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칼을 꺼내드는 로드리고의 편에 서는 것도 좋았다. 정말 아름다운 ‘의도’가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들은 눈을 감는 순간까지 그들이 품고 있는 모든 것들을 떠올리며 현실에 실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믿음’도, ‘희망’도, ‘사랑’도,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우리가 살면서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손에 피를 묻히고 죽는다면 우리가 이룬 전부를 배반하는 거다.” 우리도 다 저렇게 웃을 수 있다. 비록 우리는 죄를 짓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이지만 죄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죄책감’은 무엇이 사람을 아프게 하는지 가르쳐주었고 반대의 개념인 ‘사랑’의 존재 또한 알게 해주었다. 순간적인 분노로 가족을 살해한 살인자가, 죄를 지은 또 다른 대상에게 진심어린 용서를 구하기까지. 정말 우리도 저렇게 웃을 수 있다. 서로를 사랑할 수 있고, 눈물 흘리는 누군가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으며, 진심으로 죄책감을 느끼며 과거를 참회하는 자를 묶고 있던 밧줄을 끊어줄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살아남은 자들의 기억 속에서 떠난 이의 영혼이 살아갈 겁니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화를 사랑했고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의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간절한 염원이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에 담겨져 있었다. 시각적인 요소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에서 그의 음악은 듣고만 있어도 영화 몇 편은 본 듯한 짙은 여운이 내 마음을 맴돌았다. 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은 영화에서 강조하고 있는 메세지들을 극대화시켜주기도 하고, 더욱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향기를 남겨주기도 했다. “무력이 옳다면 사랑은 세상에서 설 자리가 없어. 그런지도 모르지. 난 그런 세상에서 버틸 자신이 없다.” [이 영화의 명장면 📽️] 1. 가브리엘의 오보에 누군가의 경계를 해제시킬 수 있는 건 조리 있는 설득도, 무자비한 폭력도 아닌 아름다운 선율을 가진 음악이었다. 좋은 음악을 듣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어떠한 생각을 거치는 단계가 아니었다. 그 자체만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본능인 것이었다. 당장이라도 그들이 쏜 화살에 맞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가브리엘은 최선을 다해 오보에를 연주한다. 그는 믿었던 것이다. 사랑으로 접근하면 그들도 자신을 사랑해줄 것이라는 것을. 2. 눈물 흘리는 로드리고 ‘이제 더 이상 죗값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같은 편안한 생각은 로드리고에게 필요없었다. 신부 한 명은 그의 노고를 불쌍히 여겨 직접 밧줄을 잘라주지만 로드리고는 아무 내색도 하지 않은 채 다시 밧줄을 묶는다. 용서는 신부가 해주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원주민들이 그를 향해 겨누었던 칼이, 진심을 알아보고 그를 속박해놨던 밧줄을 끊을 때의 감동과 끝내 로드리고가 흘리는 눈물. 가늠할 수 없는 인내와 다짐이 내재된 아름다운 눈물이었다. 로드리고를 꼬옥 안아주는 가브리엘의 사랑 또한 아름다웠다.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어둠을 마주하게 될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빛‘이라는 구원을 찾아 아주 긴 여정을 떠난다 찾기 힘들겠지만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볼 수 있다는 ’희망‘과 그러기 위해 지켜온 ’믿음‘과 같이 찾아갈 수 있다는 ’사랑‘ 그게 진짜 빛일지도 모르겠다 ”빛은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고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