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민철
20 days ago

여름, 속삭임
평균 2.7
여름날의 아날로그적인 온기를 너무 쉽게 흩어버리는 얄팍하고 나태한 로맨스. 노교수의 낡은 서재, 푸른 화분, 투박한 타자기와 같은 아날로그 소품들로 느림과 여백의 미학을 채워내는 영화는 신파와 웃음의 강박을 벗어나 풋풋함을 전면에 내세운다. 맑고 편안한 수채화 같은 로맨스이지만, 문제는 이 평면적인 이야기가 낡고 진부하며, 단조로운 촬영과 편집으로 심미적 쾌감을 전혀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 갈등 없이 '착한 영화'라는 변명 뒤에 숨은 각본의 나태함 역시 영화를 지루하고 밋밋하게만 만들 뿐이다. 스크린에 깊게 새겨지기엔 한참은 모자라게 느껴지는 옅은 수채화 같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