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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초이

개리 초이

11 month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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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데블: 본 어게인 시즌 1

시리즈 ・ 2025

더 이상 새로울 게 남았나...? 라며 기대가 없던 시리즈는 1화를 틀자마자 폭풍처럼 휘몰아친다. 올해의 베스트 드라마 왕좌는 당분간 데어데블일 것. 불스아이는 가히 시즌 베스트급 활약. 예측불가 자연재해 같은 미친놈은 진짜 오랜만. 마블 영화를 다 뒤져봐도 이만한 빌런이 잘 없을듯! 덕분에 시즌 오프닝 결투 시퀸스는 자주 보러올 것 같다. 스포주의 . . . . . . . . . . . . . . . . . . 놀랍게도 포기와 캐런이 떠나간 자리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만큼 훌륭한 각본이다. 제법 철 지난 '자경단 정체성 찾기'와 '자경단에 대한 회의감'이라는 주제를 맷 머독이란 인물과 숙적 킹핀의 관계성에 집중시켜 그들을 다양한 딜레마에 빠뜨리며 신선하게 풀어낸다. 덕분에 그동안 데어데블 시리즈를 지탱했던 두 친구의 빈자리를 오히려 성실하게 메웠다고 볼 수 있다. 1화에서 맷과 킹핀은 휴전협정을 맺는다. 그렇게 그 둘의 악연은 뒤로 미뤄진듯 보였고 새로운 위협들이 등장하는 듯 싶었으나... 이 둘의 악연은 본작의 부제처럼 다시 완벽하게 재정립되었다. 조금 짜증나고 도움 안되는 새 히로인 헤더와 맷의 새로운 동료들 체리와 커스틴 등이 새로 등장하여 떠나간 두 친구들의 물리적인 빈자리를 채워주었으나, 결국 시즌 내내 홀로 고립된(혹은 고립되길 자처했거나) 외톨이 머독은 오히려 그의 유일한 숙적 킹핀에게 더욱 더 광적으로 집착한다. 어떻게든 복수의 상대를 찾아 그의 내면 속 공허함을 매꿀려는 것 처럼 말이다. 그에 반해 킹핀은 어느 때보다 단단한 입지와 함께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듯 보였고, 맷에 대한 집착 또한 사그라든 줄 알았더니… 역시나 천생연분(?) 아니랄까 봐 그 또한 조용히 숨죽인 채 데어데블을 향해 총구를 겨누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모습들이 맷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그들의 악연은 결국 어느때보다도 단단하게 묶여졌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데어데블 시리즈는 과거의 좋은 점만 계승하며 신선한 에피소드들을 심도있게 보여준다. 데어데블의 정체성을 버렸으나 모든 상황들이 그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호소하며 끈질기게 그를 깨우려 한다는 점, 더 이상 범죄의 제왕 (Kingpin)의 모습이 아닌 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시장인 줄 알았으나 역시 창고 지하실 깊은 곳 그의 흑심은 숨겨지지 않는 킹핀, 심적으로 무너진 프랭크 캐슬과 살해된 화이트 타이거에게서 본인을 투영시키는 맷 머독의 복잡미묘한 표정, 그 와중에 혼돈을 의인화한 듯한 포인트덱스터의 살 떨리는 연기와 종잡을 수 없이 난사하고 난자하며 무력적으로 데어데블의 숙적임을 자처하며 무력시위하는 불스아이의 행보까지, 이번 본 어게인 시즌은 이렇게 다양하고 흥미로운 설정들과 훌륭하게 써내린 각본으로 데어데블 시리즈의 부활을 성공적으로 세상에 알린 듯하다.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6화의 은행 범죄 스토리가 영화 인사이드맨을 연상시켜서 반가웠다. 반대로 이번 시즌 유일한 단점은 새 히로인이다. 콧대 높은 체하며 본인이 잘난 줄 알지만, 결국 맷이 총 맞을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징징댄다. 굳이 이렇게 비호감 포인트들을 만들었어야 했나 싶다. 안 그래도 다 떠난 와중에 말이다.) 다음 시즌엔 새로운 힐링캐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