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Dilettante

Dilettante

8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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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니스

영화 ・ 2017

평균 3.0

이 영화의 정체성은 모호하다. 크게 나눠 초반부는 <클로저>보다 더 ‘현실’적인 남녀 관계를 그려내며 큰 매력을 뿜는다. 허나 마틴과 가비가 Open Relationship을 논하기 시작할 때부터 영화는 급격히 하강 곡선을 그린다. 공감이 어려운 것은 차치하더라도, 영화가 마틴의 친구 등을 통해 그런 관계에 대한 경고와 교훈을 주고 있으면서도 극적 장치들은 시종 ‘쿨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것이다. 마무리가 비관적이었다면 어땠을까. 섣부른 판단일진 모르겠으나 둘은 끝내 행복을 유지할 수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분명 장점도 많은 영화이다. 피로한 일상 속 진지하고 복잡한 관계에 에너지를 쏟지 않으려 가벼운 만남과 섹스를 좇는 일부(혹은 다수) 현대인들의 초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냈으며, 흡사 ‘무소유’ 같은 형태의 사랑을 희망하면서도 결국은 소유욕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 역시 잘 꼬집고 있다. 마틴은 ‘전’ 부인을 잊지 못하는 남자이고 가비는 ‘새로운’ 것에 흥분을 느끼는 여자이다. 이들이 각기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고 있음은 흥미로운 설정이며, 둘의 직업이 약사와 물리 치료사로 그들 모두 의사의 처방을 ‘보조’하는 사람이라는 점 역시 그렇다. 우리는 적어도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서로에 대한 ‘보조자’ 격이 아닌, 사랑의 ‘주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