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더 문
평균 2.2
2023년 07월 31일에 봄
김용화 감독은 정말 안타까운 케이스다. 우리나라 영화계를 대표할 정도의 ‘그래픽’을 다룰 수 있음에도 ‘공업적 최루법’의 영화가 ‘천만관객’을 동원하자 ‘어, 이렇게 만들면 관객들이 좋아해주는구나’라는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SF’라는 어렵고도 섬세한 장르에 도전하다 보니, 그만큼 그의 한계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본다. 원래 땀냄새가 많이 나는 사람이 자신에게 벅찬 덤벨을 들면 평소보다 흘리는 땀의 양이 증가하니, 땀냄새가 더 심하게 나는 건 당연했다. 이 영화가 김용화 감독에겐 '엄청난 무게의 덤벨'과도 같은 셈. “그 친구 살리면 좋겠지만, 진심으로 바라지만, 그런다고 규태씨가 돌아오진 않아.” 신파 버무림 (그래도 김용화 감독 치고는 범벅까진 아니다), 전개, 대사 등등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천지였지만 인물들의 감정선 하나만큼은 괜찮았다고 본다. 김재국(설경구)은 초반부 황선우 대원을 살려야 하는 가장 큰 요인이 ‘옛 동료를 향한 그리움’이었는데 그 감정이 서서히 ‘죄책감’으로, 그리고 죄책감에서 ‘황선우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변하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영화의 결함들이 더 크게 보이는 탓인지 이러한 '감정선 설계'도 '우연이 아닌가' 의심이 먼저 들었다. “우리 해볼 수 있는 건 모두 해본 것 같아요.” 또, ‘살아남기 위해’ 이 악물고 버티다가도, 계속 꺾여버리는 희망으로 인해 결국 ‘생존을 포기’하려는 황선우의 감정선도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끝까지 ‘살아남고자 하는 간절함’을 품고 있었다면 그것마저 ‘신파의 일부’가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그것들을 내려놓고 순전히 ‘지쳤다’는 인물의 심리가 잘 전달된 것 같아서 좋았다. 하지만 ‘다시 생존 의지를 되살리는’ 전개는 결국 ‘또 다른 신파’에 불과했고, 심지어 대사도 너무 유치해서 ‘아주 극적이려고 발악을 하는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우린 흩어져 살고 있는 지구인이 아니라, 세상을 함께하는 우주인입니다.” [이 영화의 명장면 📽️] 1. 달 도착 실제 우리나라에서 '나로호 발사'했을 때 숨죽이며 지켜봤던 시절이 상기되어 이입이 잘 되었다. 그래픽 부분 역시 '유성우 장면' 다음으로 공을 들인 것이 티가 날 정도로 '우주(달) 묘사'는 괜찮았으며 (황홀스럽진 않았다. 그것도 그럴 만한 게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애드 아스트라> 같은 작품들 보고 나면 우주의 아름다움은 미미할 정도) 센터와 우리호를 대비시키며 보여지는 쇼트들이 꽤 흥미진진했다. “저는 이틀이라는 시간을, 저와, 대원들, 그리고 국민들에게 쓰겠습니다.” 2. 달 체이싱 (유성우) 한숨을 쉬는 데만 쓰였던 내 입이 드디어 '벌어진다'라는 할일이 생겼던 장면. 유성우로 인해 달의 바닥이 폭파되는 시퀀스는 '압도적인 위협'이었으며 그것으로부터 월면차를 타고 도망칠 때의 서스펜스는 '김용화 감독 작품 맞아?' 할 정도로 입체적이었고 앞서 계속됐던 '별것 아닌 장면들' 덕분에 더욱 부각되는 재미였다. 정말 너무 아쉬웠던 건 "이제 괜찮아졌습니다."라는 플래그를 장식하는 도경수였다. "...끝난 건가?", "살았다!" 같은 원시적인 전개를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게 너무나도 의아했다. “날 용서해달라는 말 안 할게. 그런데 넌, 네 아버지 용서해야지. 그러니까 돌아와.” 엔딩 크래딧이 올라오며 '드디어 끝이구나' 싶었는데 굳이굳이 넣었어야 하나 싶은 장면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 했다 '이 장면은 꼭 넣어야 해'라며 찍었을 감독을 보며 '신파 중독' 진단을 내릴 수밖에 “다시 돌아오실 거죠?” “아니, 다시 돌아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