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정환

정환

7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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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집에서의 하룻밤

영화 ・ 1969

평균 3.8

“늘 갈림길에 서 있는 우리의 하룻밤은 그렇게 쌓여만 가고, 어쩌면 선택을 하기 이전의 하룻밤이 아니라 선택을 함으로써 걸어왔던 그 길의 끝에 마주한 해변의 파도 앞에서 그제서야 진정 내가 추구해오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될 지도. 중요한건 내가 나를 알게 될 때 까지의 과정.” 흥미로운 대화들이었다. 그 대화 속에서 갖가지 철학적인 논리와 수많은 개념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꽤나 설득력이 있었다.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그 대화들도 흥미로운 논설에 불과했고 하룻밤동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남자를 보고 있으니 그동안 늘어놓았던 말들도 모순적인 변명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현실과 이상, 욕망과 갈등 등 수많은 고민들에 힘겨운 밤을 지내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아는 것이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해답을 얻기까지에 있어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과정이 있다면 바로 고민과 선택일 것이다. 고민이 없다면 선택이 없고 선택이 없다면 결과도 없으니 나도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터. 그렇다고 나를 잘 안다고 해서 완벽한 선택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모드의 집에서의 하룻밤에서의 갈등이던 종교적 신념과 잘 맞는 프랑수아를 선택한 것이던 간에 그에게 완벽한 선택은 없었다. 아니 선택에 있어서 애초에 완벽한 결과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늘 후회하기 마련이고 늘 돌아보기 마련이다. 신앙은 경전이 아니라 삶의 길이라는 신부의 말씀처럼, 신이 인간에게 완벽하지 않지만 그 또한 삶의 일부라는 걸 일깨워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늘 갈림길에 서 있는 우리의 하룻밤은 그렇게 쌓여만 가고, 어쩌면 선택을 하기 이전의 하룻밤이 아니라 선택을 함으로써 걸어왔던 그 길의 끝에 마주한 해변의 파도 앞에서 진정 내가 추구해오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될 지도 모르겠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알게 될 때 까지의 과정이다. 선택의 과정. 우린 매 순간 치열하게 고민을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홀로 걸어가던 그녀의 뒷모습도 해변으로 뛰어들던 장 루이의 모습도 모두 쓸쓸하지만 참으로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