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윤
9 years ago

피의 연대기
평균 3.9
여성의 몸에 대한 이야기들은 사회적으로 언제나 터부시 되었고, 담론의 주도권은 그것을 섹슈얼하게만 소비하거나 혹은 혐오하는 자들이 쥐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를 원망하고 증오해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몸과 피 흘리기 현상을 양지에 끌어올려 이야기하고 긍정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그러한 예시들 중 하나가 생리컵이다. 이때까지 생리를 처리하는 방식이 '더럽고 냄새나는 피가 어딘가에 묻어서 버리는' 수동적인 행위였다면, 생리컵을 통해서는 '무취의 빨간 피를 받아 내보내는' 능동적인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피를 흘리는 존재들이 더 잘 피흘리기 위해 머리를 모아온 기록들, <피의 연대기>. 끝도 없이 끝도 없이 밀려오는 붉은 파도에서 우리 멋있게 서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