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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ears ago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평균 4.0
: 어디에도 귀속되지 못한 채 전시된 이방인의 고통. 디아스포라적 존재의 이해받지 못할 슬픔. . . . 루마니아의 비극적인 근현대사에 대해 알아본 뒤 책을 읽으면 텍스트를 훨씬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차우셰스크 정권은 영토에 300만 개 가량의 도청기를 설치해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고, 반정부 운동을 막기 위해 간행물 배포와 타자기 사용까지 금지시켰다. (작중 주인공은 루마니아 경찰들이 굴을 지나다니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지 모른다고 언급한다.) 비인도적인 출산 강제 정책을 시행해 아이를 4명 이상 낳지 않은 부부를 처벌했고, 이로 인해 강제적으로 태어나 제대로 된 의료나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속출했다. 루마니아에서 도망쳐나와 타국으로 건너가려는 사람은 발각 즉시 사살되었다. (책의 주인공 가족은 외국으로 도망쳐나와, 그 대가로 주인공의 친척들이 고문당하고 사살당한다.) 국가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 수입을 금지시키고 농수산물을 전부 해외로 수출해 루마니아 국민들이 배급받을 수 있는 식량은 하루에 빵 한 개가 전부였다. (작중에도 루마니아의 모든 음식은 타국으로 가기 때문에 타국의 모든 것에서 자국의 향기가 난다는 내용이 나온다.) . . . 집단폭력으로 물든 민족사는 비극적인 개인사로 이어진다. 자전적 성격이 강한 이 책의 진짜 결말은 작가인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자살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독자의 가슴을 꽤나 아프게 하는 결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