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영화는 지루하게 늘어지기도 하고 뜬금없이 황당하기도 하다.. 때론 연극무대를 지켜보는 듯하고, 때론 기독교적 상징들이 겹겹이 숨겨있는 듯도 하고, 때론 심오한 철학적 대사들이 툭툭 던져지기도 한다.. 그런 것들에 호기심이 걸려들면, 영화는 사실 지루하기보다는 그 의도를 제대로 가늠해보기 위해 잦은 롱테이크의 순간들에도 생각 센서들을 예민하게 살려두어야 한다.. (그렇다고 뭐가 이해되는건 아니지만..ㅋ) 인상적으로 보았던 <이반의 어린 시절>과 같은 감독의 작품인줄 모르고 봤지만,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희생>이 그의 마지막 유작이라고 하니 더욱 마음이 묘하다.. 마지막 엔딩에 굳이 남겨둔 감독의 메시지가 그래서 이 영화의 울림을 더 묵직하게 만들고 있다.. "나의 아들 '앤드류사'를 위해 희망과 확신을 갖고 이 영화를 만듭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영화는 결코 선명한 메시지를 드러내지 않지만, 난해한 듯 흩어진 화면들을 하나로 꿰어낼수는 있다.. 선명하게 <희생>이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보여주니까.. 태초에 말씀이 있었고.. 이 세상은 수많은 말들로 시끄러우나 기실 제대로 된 문명은 아닌 것이고, 그러므로 그 말을 <희생>하는 것으로 세상은 구원될 수 있다는.. 혹시 감독은 그런 확신을 가졌던 것일까.. 20200913 Watcha (2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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