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의 말이 명치에 걸렸다.
나는 이용수라고.
위안부라는 단어는 아직도 너무 싫은데
일본은 대체 무슨 권리로 나를 위안부로 불리게 한 것이냐고.
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구해야 하고
왜 불쌍한 모습을 보여야 하느냐고.
빼앗긴 청춘을 돌려달라고 이렇게 외쳐야 하고
사과를 하지도 않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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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을 빨아먹는 할머니들의 주름진 얼굴 너머로 앳된 소녀들이 자꾸 어린다.
속절없이 자꾸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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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의 할머니들 이름 위로 잔뜩 붙은 고 자를 보니 너무 죄스럽고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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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의 오랜 좌절이 쓰리다.
국적까지 포기하려고 하신 건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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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사과하게 만들게요.
할머니 말처럼 할머니들이 없어도 꼭 그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