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
6 years ago

영웅
평균 3.5
2020년 06월 07일에 봄
우리 절대권력께선 자객도 감화하고, 응당한 실력과 통찰력에다 장차 천하를 통일할 담대한 그릇이시지만, 제 목숨을 노리는 한갓된 적에게도 탄복하여 눈물 흘릴 줄 아는, 그를 죽이라는 신하의 간청에도 멈칫하실 줄 아는, 마음만은 따뜻하신 그런 분...🙊 장예모란 이름만 믿고 덜컥 보러 갔다가 영화 초반부 장천과의 대결 장면에서 아뿔싸 싶었다. 역시 무협은 내 감성에 안 맞구나. 그래도 엎치락뒤치락 뒹구는 <라쇼몽> 같은 이야기 구조에, 아 내가 몰라서 그렇지 사실 이건 메타적인 어떤 코미디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진시황의 통찰에 단번에 "간파 당했다"며 놀라 마지않는 무명을 보니, 이 진지함은 진심이었구나, 또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엄한 풍경과 색감변태 가까운 색의 향연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인지 안무인지 모를 검무의 합과 유려한 카메라 워크를 보고 있으면 가히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아아 무협은 머리 아닌 마음으로 보는 것이구나, 하는 깊은 깨달음을 얻는 것이었다. 점입가경으로 마지막까지 놓지 않는 짙은 비장미에 마저 이르면, 내겐 비록 생경한 감성과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지만서도 정말이지 차마 탄복하지 아니하진 아니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흐르는 영화였던 것이어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