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보고 밥먹고 커피마시고 산책해요

프레데터: 죽음의 땅
평균 3.4
'프레데터'를 사냥자가 아닌 서사의 주인공으로 과감하게 재구성한 이번 작품은, 변화가 아닌 진화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프레데터와 안드로이드 티아의 서사를 내세운 이 영화는 시리즈가 그동안 고수해온 인간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야우차라는 존재의 정체성과 감정, 그리고 그들의 세계를 화면에 온전히 담아냈다. 이 캐릭터는 한때 에이리언 시리즈와 억지로 엮이며, 프랜차이즈의 정체성을 스스로 갉아먹는 소비를 강요당해왔다. 프레데터라는 이름이 필요 이상으로 상업적 확장에 이용되며, 본연의 위상을 흐린 시기였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작품은 원치 않았던 뒤섞임을 걷어내고, 프레데터만의 무대 위에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물론 비판의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프레데터가 인간처럼 감정을 지니며, 호전성과 위협감이 다소 희석되었다고 지적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가진 새로운 방향성은 그러한 단점을 충분히 뒤덮는다. 감정이 더해진 프레데터는 비로소 '괴물'에서 캐릭터로 자리매김하며, 관객을 위협하는 대상에서 몰입하게 만드는 주체로 탈바꿈한다. 전형적인 서사 구조도 속도감 있는 연출과 액션의 쾌감으로 오히려 대중성이 강화된 선택으로 작동한다. 더 이상 구식 공포 생존물의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모험물이 되었다. 그리고 만약 그 첫걸음이 이토록 신선한 재미를 보장한다면? 이번 작품은 가장 순수하게 즐거운 프레데터 영화이자, 장차 이어질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가장 설득력 있는 비기너 에피소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이름은 엘 패닝이다. 안정된 연기력을 기반으로 1인 2역을 소화하며, 영화의 정서를 잡아주는 중심축의 역할을 한다. 상반신만 남았지만 사랑스럽고 유머러스한 면모로 관객을 끌어당기는 동시에, 냉정하고 계산적인 안드로이드의 기계적 시선으로 관객을 압도하기도 한다. 엘 패닝은 성인이 된 이후로 어딘가 고전 영화 속 여배우 같은 전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고 느껴졌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 모습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새롭게 변신한 모습이 참 좋았다. #쿠키영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