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혜
2 years ago

퍼펙트 데이즈
평균 3.9
2024년 07월 06일에 봄
그가 세상을 등진 건지, 세상이 그를 버린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이제 그는 변하지 않는 것들에 자신의 행복을 빌게 된 것 같다. 하늘과 나무, 좋은 노래, 시원한 반주(飯酒)는 단조로운 일상에 적당한 낭만을 풍기게 하고, 언제나처럼 돌아오는 아침을 거절하지 않는 태도와 오물은 닦아내면 된다는, 오늘의 노고가 괴로워도 자고 나면 괜찮아진다는 그런 이치들은 매일의 삶을 정돈하게 한다. 오늘의 해는 어제 저문 해와 같겠지만, 자는 동안 누군가가 채워놓았을 자판기와 집 앞을 가지런히 쓸던 누군가를 생각해 본다면, 유일무이한 '그'의 이야기에도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 아닐까, 하는 영화적 진리를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