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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맹

상맹

3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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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레마

영화 ・ 1968

평균 3.6

영화 자체는 계급의 문제를 다룬 것 답게 기호학적이고 도식적으로 간명하긴하다. 부르주아 가족의 생활에 이방인이 와서 계급의 울타리를 깨는 이야기. 그 층위는 가족부터 하녀까지 차례대로 부르주아지, 성, 예술, 사랑, 그리고 기독교라고 볼 수 있겠다. 결국 다시 광야에서 시작하는 마음으로. 김기영의 하녀같기도 하지만 이방인이 반대항의 계급은 아닌 단순한 이미지이자 예수같기도 한. 이것처럼 단순한 도식에 몇 개의 층위를 더 한다. 파졸리니가 좌파이자 동성애자이자 카톨릭인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층위에서 삶으로 더 나은 예술과 정치를 말했듯이, 예술과 성과 기독교와 계급을 정치적으로 말한다. 60년대 희박하고 광대하다는 사막이라는 이미지가 가진 정신적 폐허이자 갈 길 잃은 시대상의 메타포까지. 테오레마라는 제목답게, 사실 일종의 가설이자 정리를 내세운 파졸리니. 그 가설은 부르주아지가 자본을 환원한다면이라는 유토피아적인 환상이다. 파졸리니가 결국 계급이 아닌 권력투쟁으로서 변해가는 68혁명의 학생들을 비판했듯, 그가 보여주는 세계는 희망없는 세계의 일종의 유토피아와 테오레마(가설)이다. 절망적인 활력. 더 이상 자본주의 반대항으로서의 계급투쟁과 더 나은 세계는 없다는 절망의 시대에서, 파졸리니는 영화로 세계를 바꾸는 게 아니라 세계와의 관계에 대한 믿음을 회복시키려고 한다 (브레송이 영화가 세계를 바꾸는 게 아니라 세계에 대한 시선을 바꿀 수 있다는 것처럼). 결국 겨우 몽타쥬 4개로 이루어진 영화의 기적을 우리가 믿듯, 그리고 영화가 그걸 가능케했듯, 세계와의 믿음도 그러할 것이다. 기적을 이루는 하녀 에밀리아가 부르주아 가족들과 다르게 견자로서 기적을 행하듯 카메라도 그러할 것처럼.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평론가님의 시네토크가 너무 좋았습니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