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근
8 years ago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평균 3.8
씨네21의 영화 평론가 김혜리씨가 쓴 영화평을 모아 놓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무척 좋아하고 즐겨 보는 편이지만, 이 책을 보면 영화를 보는 나의 태도에 대해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영화평은 영화를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한 보조 수단 정도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 책을 보면 평론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문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론이라기 보다는 영화를 주제로 한 수필이라 칭함이 적당할 듯 하다. 이동진 평론가의 눈부신 이성적 분석과 대비되어 김혜리 평론가는 파스텔 톤의 감성적 해석이 돋보인다. 그래서 그 영화를 꼭 보고 싶게 만든다. 서문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이 문장만 보아도 작가 김혜리를 조금 이해할 수 있으리라. “바깥 세계와 나를 단절하고 어둠 속에 숨죽이고 있으면 “빛이 있으라”라는 신의 명이 떨어진 듯, 영사실 창에서 백광이 쏟아지고 하나의 생애가 시작된다. 그것은 나의 삶이 아니지만 앞에 썼듯 딱히 나의 삶이 아닌 것도 아니다. 영화 한 편 안에도 무수한 삶과 죽음이 있다. 테이크는 지속되는 동안 현재 진행형의 삶이며 편집은 한 쇼트의 죽음이자 다음 쇼트의 탄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