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는 20대 후반의 청년 권무순이 같이 아르바이트하는 친구와 함께 부산에서 서울까지 달리면서 여행하게 된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평범한 청년의 과감한 도전을 기록한 이 영화는 그 이상의 내용들로 권무순 씨와 20대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영화의 중심적인 이야기는 권무순 씨와 박태원 씨가 함께한 11일 간의 도보 여행에 대한 이야기다. 우연한 인연들도 만나고, 주변 풍경들을 만끽하기도 하고, 또 힘겨운 도전에 대한 의견 차이로 다투기도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평범한 여행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 영화는 이 여행을 하나의 뼈대로 삼아, 권무순 씨와 박태원 씨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90년대 초중반에 태어나고 20대 후반의 나이가 된 이들이 그동안 살아온 삶과 역사를 사람들에게 직접 들려줄 시간을 마련해준다. 이 영화는 풍파가 많았던 성장 과정과 20년 좀 넘는 세월이 빚어낸 자신이라는 사람을 성찰해가는 이야기다. 인생이란 거대한 책에서 이제 20대의 끝자락에 도달한 이들은 잠시 이 영화를 책갈피처럼 사용하여, 그동안 그들이 써내려온 이야기를 살펴보는 아련하고 뿌듯한 회고의 시간을 가지고, 그리고 이제부터 어떤 이야기를 쓸 지에 대한 두렵고 설레고 희망찬 각오를 다져간다. 이 영화는 한 세대의 시대정신을 포착하려고 하며, 그리고 이에 상당히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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