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rendezv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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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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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연대기

영화 ・ 2025

평균 3.1

지독하고도 잔인한 현실과 기억을 끊임없이 마주한 결과 드디어 도달하게 된 삶의 안정감! 지독한 지옥에서 목도한 새로운 희망이라는 씨앗! "내 기억엔 순서가 없다." 라고 말하면서 시작했듯이 파편적이면서도 중첩적인 기억들로 영화가 전개된다. 그러면서도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트라우마 속에서 사는 것이 어떤 건지 조금이나마 경험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의도와 연출 기법이 아주 잘 맞아떨어진 거 같다.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한동안 내 기억에 오래 남아 있을 경험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다음 연출작도 기대하게 만드는 '시작점'이었다. 그리고 정말 영화의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는데 벌써 올해의 음향상을 받을만한 영화가 나와서 너무 좋았다. 구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점들을 말해보면, 첫번째로 시각과 청각의 중첩화이다. 화면과 소리가 딱 맞지 않고 겹겹이 쌓여가는 느낌인데, 이런 장면들이 우리들에게 높은 집중도와 오묘한 느낌, 그리고 불쾌한 느낌을 증폭시킨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겪는 그 트라우마 한복판으로 우리들을 데려다준다. 이런 중첩화는 어떻게보면 경험 그 자체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기억함에 있어서 순서대로 하기 보다는 우리들이 느끼는 대로 생각하고 기억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모습들을 투영해서 보여준 작품이어서 더 마음에 들었다. 두 번째로 주목한 점은 물의 이중성이다. 물에는 다양한 의미와 모습들이 있다. 우선, 물에는 자신을 깨끗이 씻어내는 정화의 의미가 있다. 주인공 또한 끊임없이 물로 씻어내고 수영으로 대학을 진학할 정도로 열심히 한다. 즉, 물로 씻는다는 행위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하지만 물이라는 것은 스스로의 심연에 잠식될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해야 하는 존재이다. 그 심연에 본인이 잡아먹히거나 끝없는 물 속 바닥으로 가면 안되는 것이다. 이 순간에 주인공에게 그런 구원같은 역할을 했던 것은 바로 글쓰기였다. 글쓰기를 통해 그때 그때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이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함께 주인공은 인생의 앞날을 나아갈 수 있었다. 이는 영화나 책 예술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이런 매개체에 자신을 녹여낸다면 진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는 바이기에 이 작품이 계속 생각나고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메가박스 신촌 8관 26. 1. 31.(토) 12:00] [메가박스 개봉 1주차 현장 이벤트 기억 포스터 수령] [제78회 칸 영화제(2025)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초청작] [2026. 1. 28. 대개봉] [2026년 #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