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서영욱

서영욱

4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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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등

영화 ・ 1991

평균 3.9

"나도 하고 싶었던게 있었어. 지금은 돈벌기 바빠. 그게 내 홍등이지." 1920년대 중국. 봉건제도가 차츰 무너져 가고 근대화, 공산당이 창립하는 역동의 시기. 한 시대가 마무리되는 것처럼 전통의 진나리댁 집안도 부인들의 갖은 욕망이 분출하며 곧 무너져 내릴 것처럼 아슬아슬해 보인다. 불행히도 그들의 욕망은 찻잔 속의 태풍일 뿐. 진나리댁 담벼락은 마치 성벽처럼 높게 쌓여있는데, 외부가 보이지 않는 탓에 시대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마치 그 안의 세상은 시대와 상관없이 영원할 것처럼. 강박적인 수직수평의 화면도 이곳은 벗어날 수 없는 감옥임을 말한다. 각자의 꿈이 있었지만 홍등을 밝히는 게 유일한 삶의 목적이 된다. 주체적인 삶은 없어지고 그 체제가 요구하는 삶만 정답이 된다.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는 것만이,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만이, 돈 많이 벌어서 성공하는 것만이 지금 체제가 요구하는 홍등이다. 그 체제에 순응하지 못하면 죽거나 미쳐버리고 만다. 와.. 지금도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