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김은별

김은별

10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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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영화 ・ 2015

평균 4.0

관람 전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다' 라는 카피가 너무 별로라고 생각했다. 굳이 이런 흔해빠진 표현을 써야했을까. 그러나 영화의 엔딩씬이 이 상투적인 표현을 상투적이지 않게 그렇지만 아주 정확하게 표현해내는 걸 보고 아 이 카피가 캐롤이란 영화를 설명하기에 적격이었구나 느꼈다. 전에 이동진이 방송에서 한 말이 있다. 말이란 계속 쓰다보면 그 의미가 희석되고 울림이 사라지는데 문학이란 그렇게 빛 바랜 말의 먼지를 털어내고 그 본연의 의미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것이라고. 비슷한 맥락으로 이 영화의 아름다운 연출이 닳고 닳은 사랑이란 말을 강렬하고 필연적인 끌림으로 재정의했고 첫눈에 반하고 그 사람만 보이는 보편적인 사랑의 경험을 특별한 단 한 순간으로 만들어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