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신상훈남

신상훈남

2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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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호크 다운

영화 ・ 2001

평균 3.9

2023년 11월 28일에 봄

압도적인 전쟁영화. 흐름은 끊기지 않으면서 '내가 저 전장에 투입되어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현실적인 몰입감이 압권이었으며, <지.아이.제인>에서 드러났던 전쟁 블록버스터로서의 결함들을 말끔히 보완해내어 스콧식 전쟁영화의 완전체를 탄생시켰다. 다만, '웅장해보이려는 의도'가 너무나도 다분하여 '신파' 느낌이 조금 있었던 것만 빼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웃기지 않아요? 아름다운 해변과 태양. 최고의 여행지가 될 수 있었는데. 여기 온 거 후회해요?" "내 생각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머리에 한 방 맞으면 싹 잊게 될 테니."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만큼 관객들 나름 몇몇 인물들에게 이입하고 싶다거나 캐릭터성에 대해 더 파헤치고 싶었을 텐데, 과한 분장이나 필요 이상으로 이름이 잘 나오지 않는 관계로 누가 누군지 인지가 불가능하다거나, '내가 기억하고 있던 캐릭터가 이 인물이 맞나?' 계속해서 헷갈려서 온전한 감정이입이 힘들었다. 장면 자체에 대한 몰입은 분명했으나, 리들리 스콧의 강점 중 하나인 '캐릭터 구체화'에 있어서는 이번 작품에선 음미할 수 없었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돌아버리겠군, 차 돌려." "그랬다간 죽어요." "그럼 죽자고." 대부분 전쟁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두려움'은 이 영화에서 굉장히 미미하게 작용된다. 집에서 기다릴 가족을 떠올리며 죽음 앞에서 '멈칫'하다가도 '전우'로 인하여 주저 않고 출정을 한다. 또, 전우를 잃을 때면 '두려움의 증폭'이 아니라, 자신이 그를 지키지 못 했다는 '죄책감'에 휩싸이곤 했다. 이처럼, 개개인의 내면은 깊이 파고들기 힘들었지만 군사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은 일제히 느껴져, 이 영화가 메세지로 삼고 있는 '전우애'와 '단체적 감정'에 있어서는 크게 와닿았다. “생각하지 마. 너 능력밖의 일이니까. 헬기에서 떨어져도 자네 탓이 아니야. 전쟁일 뿐이지.“ [이 영화의 명장면] 1. 추락지점 그나마 이름이 많이 나왔던 넬슨과 툼블리는 톰 하디가 연기한 역할이라 더 기억에 남았던 것도 있지만 험비가 오지 않는다는 걸 알아도 그것에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초연했던 두 전사의 의지가 인상적이어서 좋았다. 둘인데도 불구하고 전투력은 최상급이었으며 툼불리는 그렇게나 귓전에서 쏘지 말라고 한 넬슨의 경고를 '쏘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위급상황'에서 철저히 무시하다가 결국 귀를 먹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눈이 커지는 넬슨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귓전에서 쏘지 마. 귀먹을 지경이니까." 2. 스미스 쓰러진 전우를 구하기 위해 0.1초도 머뭇거리지 않았던 스미스는 돌이킬 수 없는 부상을 당한다. 처음엔 그 상처의 부위가 너무나도 치명적이라 울부짖으면서까지 고통스러워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이 처한 현실을 직시한다. 애써 괜찮은 척해보려 하는데, 부모님을 떠올린다. 마치 한 번도 열심히 뭔가를 해본 적 없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주기만 했던 지난 날들을 후회하는 것처럼. 부디 잘 싸웠다고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보고 있는 에버스만 하사 역시 울먹이며 직접 전해주라고 한다. 아마 누구보다 스미스가 전사하지를 않길 바랐을 분대장. "부탁이 있어. 부모님께 잘 싸웠다고 전해줘. 열심히 싸웠다고." "직접 말씀드려." 연이어 들리는 포격음과 비명소리는 절망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미소를 잃지 않았다 소중하게 아끼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것은 곁에 있는 전우들도 마찬가지였기에 블랙 호크가 추락함과 동시에 하늘 위로 비상하려는 군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소를 잃지 말고 모든 게 절망적일지라도 포기하지 마. 부탁이 있어. 오늘 밤 나 대신 애들을 재워줘.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나 대신 애들을 안고 사랑이 담긴 입맞춤을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