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수진

수진

4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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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

영화 ・ 1988

평균 3.3

인생에 있어서 가끔은 웃음만이 유일한 무기가 될 때도 있으니까요. - 촬영이 한창인 촬영장에서 자꾸 대사를 잊어버리는 로져 래빗 때문에 감독은 결국 짜증을 내고, 로져 래빗은 기회를 한 번만 더 달라고 감독에게 사정한다. 지켜보던 탐정 발리안트는 이게 만화구나라고 읊조리며 체념한다. 아내 생각 때문에 촬영을 망치고 있는 로져 래빗을 고쳐놓기 위하여 만화영화사 사장인 마룬은 발리안트에게 만화동산에 가서 로져 래빗의 아내인 제시카 래빗을 염탐하라는 제안을 한다. 발리안트는 자신의 과거 때문에 만화 쪽 일은 맡고 싶지 않지만, 궁핍한 사정에 어쩔 수 없이 일을 맡기로 한다. 실사와 2D 캐릭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애니메이션이며, 시대를 감안했을 때 선구적인 가치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자사의 캐릭터인 덤보와 미키 마우스는 물론이고, 워너 브라더스의 벅스 버니와 트위티, 그리고 베티 붑 등 수많은 만화 캐릭터들이 카메오로 총출동한다. 은은한 색소폰 소리가 흐르는 스코어와 톡톡 튀는 개성의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며, 소재와 기술에 걸맞게 기발한 창의력으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매 장면 여김 없이 짜낸다. 발리안트가 제시카 래빗을 처음 만났을 때 짓는 표정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경이를 말없이 설명하고 있다. 플롯은 전형적인 필름 누아르의 흐름을 따르는 듯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속에는 만화만이 자아낼 수 있는 코미디가 자연스레 녹아있으며 단순히 전형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캐릭터들 또한 각자 나름의 전형성을 탈피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제시카 래빗은 물론 섹시한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지만 결코 그것이 매력 요소의 전부는 아니다. 만화세상이 펼쳐지기 시작하는 후반부는 특히 굉장한데, 독창적인 방식으로 결말까지 치닫더니 필름 누아르로서는 결코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마무리되는 엔딩은 이 영화의 독창적인 매력을 완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