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안일희

안일희

6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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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웨이

영화 ・ 1985

평균 3.1

뤽 베송의 캐릭터 작업은 인정할만하다. 그는 동화 속 인물을 현실 속 인물로 재작업하고, 거기서 소외되었으나 훼손되지 않은 순수성의 어떤 원형을 집요하게 천착한다. 그런 미성숙하고 사회화되지 않는 일련의 캐릭터들은 쉽게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언제나 유년에 대한 상실감을 가지고, 준비되지 않은 채 어른이 되었기 때문인데, 이런 유년에 대한 알 수 없는 부채감을 뤽 베송은 미화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프랑스식 누벨바그와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 문법이 충돌하는 것처럼, 뤽 베송은 전래동화 속 어른아이들이 파리 한복판 고도화된 지하철 미로 속을 상처입은 채 헤매도록 내버려둔다. 그들의 불법점유, 소매치기, 강탈, 반사회적 행동은 관습과 규율에 대한 유아적 해방감으로 어느 순간 용인된다, 그것의 죽음은 비극적 동화세상의 종결에 대한 순수성의 완결이고, 관객은 카타르시스를 만끽하면서도, 기존의 관습과 질서는 공고하게 유지될 것을 확인한다. 그것이 누구도 불편하지 않게 극장을 빠져나와 집으로 가게하는 흥행의 보이지 않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