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in
5 years ago

풍기농서
평균 3.6
생각보다 재밌어서 놀랐다. 가장 마음에 든 점은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굉장히 치밀하고 생동감있게 묘사한 것이다. 예를들면 삼국지 기반 소설임에도 제갈량이나 위연같은 거물은 쉽게 등장하지 않는다. 너무 고위직이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소설이었다면 주인공과 제갈량은 틈만나면 모여서 회동하고 함께 모략을 세웠을 것이다(수작으로 소문난 드라마 펀치에서 일개 평검사 주인공이 툭하면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방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떠올리면 되겠다). 회사생활을 해봤다면 이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묘사인지 알 것이다. 말하자면 작가는 삼국지 유명인물의 인기에 기대는 쉬운 방법을 버리고 개연성을 택한 것이다. 단내나게 뛰어다니는 말단들의 모습을 섬세히 조명하고 현장의 애로는 서류로만 접하며 정치질에만 골몰하는 고위직들.. 이 소설의 흥미로우면서도 보기드문 현실감이 정말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