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은채

은채

7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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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페미니즘을

책 ・ 2018

평균 3.9

교육현장에서 가장 처음으로 마주한 좌절은 ‘아이들의 차별적인 태도’였다.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차별적인 태도, 여자 남자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아이들의 성 고정관념 등.. 그러한 벽은 언제부터 쌓였는지 무너질 틈 없이 공고해 보였다. 저학년 여학생들은 자신을 ‘분홍색’으로, 남학생들은 ‘파란색’으로 나타내는데 익숙했고, 고학년 여학생들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얼굴에 화장을 덧발르며 자신의 민낯을 가리려 했으며, 남학생들은 ‘엠창’, ‘보이루’ 등의 혐오 표현을 너무나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보고 단순히 “하지마!”라고 훈계하게 된다면,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 앞에서만 그러한 모습을 감출 것임을 알기에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책을 만났다. 평소 나의 고민을 잘 들어주던 친구가 독립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내가 생각났다며 선물로 건네주었고,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아홉 명의 선배 교사를 만날 수 있었다. 나보다 먼저 현장에 계셨던 선배 교사들의 경험과 생각을 들으며 제일 먼저 나는 위안을 받았고, 계속적으로 고군분투할 힘을 얻었다. 그리고 서툴지만 천천히 아이들에게 매일 접근하고 있다. 작은 간식 하나를 줘도 남자아이들은 “파란색이요!!!”라고 외치고, 여자아이들은 “분홍색으로 주세요”라고 외치는 교실 속에서, 나는 우리가 그렇게 단순한 색으로 정의될 수 있는 인간이 아님을 알려준다. 우리의 빛깔은 너무나도 다채롭고 섬세하다고. 나는 남자아이들이 공기 놀이를 하고, 여자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해도 웃음거리가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 이것이 나는 학생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바꾸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