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1장 여자 아니면 남자라는 틀 속에서
내가 아들이었으면 교대에 보냈겠어? _ 김은혜
성별이 두 가지라는 이데올로기 _ 솔리
아빠의 퇴근을 마중하는 엄마라니 _ 솜
성별이라는 아주 작은 서랍 _ 오수연
2장 교실을 낯설게 보기
진짜 기울어진 것은 운동장이 아니다 _ 버지니아
화장하는 열세 살 _ 오늘쌤
따돌림 _ 서한솔
유행처럼 스며든 교실의 혐오표현 _ 정순
불공평한 게임과 규칙 바꾸기 _ 이신애
3장 학교가 페미니즘을 만났을 때
교사가 권력자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 _ 오늘쌤
불편함을 가르칩니다 _ 솜
폭력을 이기는 사고 _ 오수연
페미니즘 교육이 정말 남자아이에게 불리할까 _ 서한솔
학교에 페미니즘이 필요한 이유 _ 솔리
페미니스트 교사여서 행복하다 _ 이신애
함께 읽어요
정말 우리가 같을까 『여자와 남자는 같아요』 _ 버지니아
과학자를 꿈꾸는 여자아이를 응원하는 법 『과학자 에이다의 대단한 말썽』 _ 오수연
돼지를 찾으러 가자 『돼지책』 _ 김은혜
모든 말썽꾸러기 소녀들에게 『롤러 걸』 _ 솔리
알고 있는 여성 발명가가 있나요? Women in Science _ 솜
아무리 달콤해도 마음은 편치 않은 『산딸기 크림 봉봉』 _ 오늘쌤
지금, 나에게, 말해 『말해도 괜찮아』_ 정순
학교에 페미니즘을
초등성평등연구회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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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교육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다른 한편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자아이가 기를 못 펴게 되지는 않을까, 혹시라도 평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가 학교 안팎에 분명 있다. 하지만 교실에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서로 대립하는 상대가 아니며, 가해자와 피해자도 아니다. 이 책을 쓴 페미니스트 교사들은 페미니즘 교육이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구별해서 미리 판단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는 성평등 교육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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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페미니스트가 가르친다면
페미니즘 교육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다른 한편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자아이가 기를 못 펴게 되지는 않을까, 혹시라도 평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분위기가 학교 안팎에 분명 있다. 하지만 교실에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서로 대립하는 상대가 아니며, 가해자와 피해자도 아니다. 이 책을 쓴 페미니스트 교사들은 페미니즘 교육이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구별해서 미리 판단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는 성평등 교육이라고 말한다.
“남자는 우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지 않고, “확실히 여자가 꼼꼼하게 청소를 잘하는구나” 하고 칭찬하지 않는 것이 페미니즘 교육의 출발선이다. 체육부장은 남자아이가 맡고 환경미화는 여자아이가 맡는 것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는 것이 페미니스트 교사의 생각이다.
페미니스트 교사의 가장 큰 고민은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다. 교사 역시 학교에 깊이 뿌리 내린 성별 이분법에서 완전히 벗어나기가 쉽지 않고, 아이들 사이에 퍼진 혐오표현과 외모 평가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끔 지도하기란 더 쉽지 않기 때문이다. 8세에서 13세의 아이에게 성평등, 차별, 편견, 차이, 혐오를 이해시키려면 우선 자세를 낮추고 아이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연습부터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을 쓴 교사들은 이미 몸에 밴 고정관념을 떼어놓고 아이를 훈육과 지도의 대상이 아니라 동료 시민으로 대하기 위해 교사로서의 권력을 내려놓는 과정이 페미니즘 교육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라고, 그리고 여전히 어렵다고 고백한다. 그들의 치열한 고민과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 페미니즘이 교육에서 어떤 성취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모든 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성별이라는 아주 작은 서랍을 살며시 열어주는 다른 질문들
“이 사람, 남자예요, 여자예요?”라는 아이의 질문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중요할까요?”라고 묻는 것, “남자아이여서 힘들지는 않으세요?”라는 보호자의 걱정에 “남자애들이 다 그렇죠”라고 맞장구치지 않는 것, 자기주장이 강한 여자아이에 대해 “기가 너무 세다”고 잘라 말하는 동료 교사와 여자아이어서 문제인 것인지 진지하게 대화 나누는 것, 이것은 페미니스트 교사들의 마음속 지침이다.
성별이라는 작은 서랍에 아이들을 가두어놓고는 더 자유롭게 생각하라고 가르치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라고 자신감을 불어넣기란 불가능하다. 이 책의 1장 ‘여자 아니면 남자라는 틀 속에서’는 어른이 아이를 손쉽게 ‘관리’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쓰는 성별이라는 틀이 얼마나 무용하고 심지어 해로운지에 대해 다룬다. 아이들이 얼마나 다채롭고 모순적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투명하게 보길 바라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글 곳곳에 녹아 있다.
페미니스트 선생님이어서 할 수 있는 것
하지만 바람만큼 무언가를 시도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페미니스트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성별이라는 틀에서 자유롭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혐오와 차별에 익숙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엇보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접근한다.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남학생 출석번호는 1번부터, 여학생은 51번부터 시작한다. 아이들을 줄 세울 때 번호순을 규칙으로 삼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버지니아 선생님은 한 달에 한 번 새롭고 재미있는 줄 서기 규칙을 만든다.(47-54쪽) 남학생은 앞번호의 부담을 덜어서 좋고, 여학생은 앞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아한다고, 한 달에 한 번 바뀌는 새로운 규칙을 즐거워한다고 버지니아 선생님은 아이들의 그런 모습이 기쁘다고 말한다.
이 책의 선생님들은 ‘애들이 문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을 판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기 위해 ‘페미니즘이라는 렌즈’를 빌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화장에 대해서도, 따돌림에 대해서도 조금 다른 접근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틴트만 있는 아이는 있어도 틴트도 없는 아이는 없다는 요즘의 교실에서 오늘쌤은 아이들에게 화장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의 질문을 던진다.(55-62쪽)
남자아이들은 ‘서열’로, 여자아이들은 ‘편 가르기’로 나타나는 따돌림 현상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서한솔 선생님은 이 괴로운 싸움에서 가해자였다가 피해자이기를 반복하는 아이들을 보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63-72쪽)
연놈은 왜 여성을 뜻하는 글자가 먼저이고, 남녀는 왜 남성을 뜻하는 글자가 먼저일까. 이미 너무 오래되어 바꾸기 힘든 이러한 규칙들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의심해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이들의 생각은 얼마나 자유로워질까. 이신애 선생님은 교과서 한 쪽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73-80쪽)
“앙 기모띠라는 표현은 귀엽잖아요”라고 천진하게 대꾸하는 아이에게 “앙 기모띠”에 대해 어디부터 어디까지 말해줄 수 있을까. 혐오표현이 무엇인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왜 혐오표현을 쓰면 안 되는지 생각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는 것의 차이가 작지만 확실한 변화를 불러오리라고 믿는 정순 선생님의 종례 시간에는 꽤 진지한 이야기가 오간다.(81-87쪽)
이렇게 2장 ‘교실을 낯설게 보기’에서는 교실의 일상을 페미니즘의 렌즈로 자세히 들여다본다. 많은 사람이 별 위화감 없이 받아들이는 학교 안 풍경을 비틀어 보는 한편,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데 하루를 다 쓰는 페미니스트 교사들의 솔직한 고민들을 풀어낸다.
남학생 출석번호는 1번부터, 여학생은 51번부터 시작하는 학교에서
초등학교에서 운동회 선물은 여전히 ‘여아용’과 ‘남아용’이 따로 준비되고, 교과서 속 엄마는 늘 앞치마를 하고 있다. “앙 기모띠”로 대표되는 혐오표현은 아이들의 가벼운 유행어가 되었다. 여자아이들은 아이돌 걸그룹을 동경하며 급식을 거르거나 남기기 일쑤라고 한다. 이건 사회 ‘문제’이기에 앞서 ‘걱정거리’이다.
초등성평등연구회는 이러한 문제의식과 걱정거리를 공유하는 전국의 초등 교사들 모임으로, 2016년 발족했다. 현재 스물두 명의 교사가 정기적으로 만나 페미니즘 교육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성평등 수업 자료를 준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초등성평등연구회 소속 교사 아홉 명이 혐오와 성 고정관념이 깊게 뿌리 내린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성평등한 교실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애쓴 과정과 그사이 겪은 고민들을 담고 있다.
함께 읽어볼 만한 일곱 권의 그림책
책 말미에는 페미니스트 선생님에게 합격점(?)을 받은 그림책이 소개된다. 기존의 성역할을 재생산하고 소위 여성성과 남성성에 부합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그림책을 제외하다 보면, 아이들에게 읽어주고픈 그림책 목록이 자꾸 줄어들어 걱정이라면서 언제나 더 나은 그림책을 발굴하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목록을 늘려간 선생님들 덕분에 이 책에서 일곱 권을 소개할 수 있었다. 익히 알려진 그림책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이 있는 시선으로 접근할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고, 잘 몰랐거나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아 생소한 그림책은 반가운 마음으로 살펴보면 되겠다.
‘학부모’대신 ‘보호자’
참고로, 이 책에는 ‘학부모’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보호자’라는 용어를 썼다. 아이에게 부모가 모두 있으리라는 법이 없고, 부모가 아닌 어른이 아이를 맡아 기르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아이에게 부모가 있으리라는 전제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그림자라는 비판적 인식은 페미니스트 교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학부모’를 대체할 다른 용어를 고민하고 실제로 교실에서 사용하는 것은 페미니스트 교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세심함이 아닐까.



19thnight
4.0
남자답게, 또는 여자답게 사는 것이 아니라 '나답게' 사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 그래서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Zoey
5.0
모든 교실 곳곳에 페미니즘, 페미니즘적 사고방식이 자리잡고, 차별에 반대하며 소수자 혐오가 지워지는 그 날까지.
yyyyy
5.0
'이 아이가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페미니스트 교사를 만나고 있다는 심정으로' 이제는 실천할 때다.
은채
5.0
교육현장에서 가장 처음으로 마주한 좌절은 ‘아이들의 차별적인 태도’였다.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차별적인 태도, 여자 남자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아이들의 성 고정관념 등.. 그러한 벽은 언제부터 쌓였는지 무너질 틈 없이 공고해 보였다. 저학년 여학생들은 자신을 ‘분홍색’으로, 남학생들은 ‘파란색’으로 나타내는데 익숙했고, 고학년 여학생들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얼굴에 화장을 덧발르며 자신의 민낯을 가리려 했으며, 남학생들은 ‘엠창’, ‘보이루’ 등의 혐오 표현을 너무나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보고 단순히 “하지마!”라고 훈계하게 된다면,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 앞에서만 그러한 모습을 감출 것임을 알기에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책을 만났다. 평소 나의 고민을 잘 들어주던 친구가 독립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내가 생각났다며 선물로 건네주었고,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아홉 명의 선배 교사를 만날 수 있었다. 나보다 먼저 현장에 계셨던 선배 교사들의 경험과 생각을 들으며 제일 먼저 나는 위안을 받았고, 계속적으로 고군분투할 힘을 얻었다. 그리고 서툴지만 천천히 아이들에게 매일 접근하고 있다. 작은 간식 하나를 줘도 남자아이들은 “파란색이요!!!”라고 외치고, 여자아이들은 “분홍색으로 주세요”라고 외치는 교실 속에서, 나는 우리가 그렇게 단순한 색으로 정의될 수 있는 인간이 아님을 알려준다. 우리의 빛깔은 너무나도 다채롭고 섬세하다고. 나는 남자아이들이 공기 놀이를 하고, 여자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해도 웃음거리가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 이것이 나는 학생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바꾸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깜쮝잉
4.0
에세이 형식이라 술술 읽혔다. 페미니스트 교사를 꿈 꾸는 나에게 희망을 준 책
딘이
4.0
최근 초등학생들이 나에게 성희롱을 하는 것을 경험하고 본 책. 남교사 0명의 필진이 시사하는 바도 크다.
아무튼, 眞
5.0
성별이라는 틀에서 자유로울 것 차별에 익숙해지지 말 것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것 아이들이 이렇게 자랄 수 있다면, 경도와 위도, 덧셈과 나눗셈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 학교에 페미니즘을, 초등성평등연구회
jian
2.5
- 힘 있고 단단하게 쌓인 문장들. 비단 초등교사에게 국한되지 않고 평범한 학생인 나도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가능성을 믿는다. - 다만 읽으면서 '점심시간에 체육을 하자'고 말했던 부분에서 마음이 아팠다. 내 학창시절에 비추어 보았을 때 나는 좋아하는 것이 공부와 책밖에 없는 아이였고 체육을 혐오하다시피 싫어했기에 그렇다. 우리는 차별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단순 역할 바꾸기를 택하는 것을 견제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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