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yDay

타부
평균 4.0
2024년 10월 09일에 봄
“금기의 아름다움이 가득 찬 낙원, 취해 재귀하는 영혼” 2024 부산국제 영화제에서 특별 프로그램 ‘미겔 고메스’감독의 ‘멜랑꼴리’라는 것을 통해 보았고 예매한 것은 상당히 잘한 선택이었음을 느낀다. 영화가 정말 ‘멜랑꼴리’라는 단어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Tabu'가 영화의 제목이지만 ’Taboo'와 같은 발음을 동음이의어의 영향이 있으며 ‘금기’라는 뜻의 의미를 담은 영화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풀어나갈 금기는 무엇이며,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이 영화는 여러모로 내포하는 장치들이 서로 닮아있다. 예를 들면, 포르투갈의 식민화에 대해 비판하고 금기시해야 할 것들을 ‘오로라’와 ‘루카’의 불륜적 관계, 즉 금기시되어야 하는 관계로 풀어나간다. 물론 주된 이야기는 둘 연인의 관계이다. 식민화를 적나라하게 비판하고자 만든 영화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그때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만들어 낸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매우 접목되어 있다. 이러한 과거를 설명하는 나이가 든 ‘오로라’는 식민자였던 자신을 미화하는 거 마냥 이야기하는데 ‘낙원’이라는 아름다운 과거가 이 영화가 가지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닮아있다. 즉, 우리는 아름다워서 안될 것들에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다면 이 영화의 감상을 잘하고 있다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실제로 보는 내내 나는 영상미가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으며 자꾸만 시대적 배경을 무시해 버리는 효과가 생겨서 ‘아차’ 싶기도 했다. 이 영화가 가지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는 ‘무성 영화’의 형태를 2부에서 가져간다는 것이다. 그저 내레이션과 자연의 소리, 식민 지배를 받던 노동자들의 노랫소리만을 담고 나머지 백인들의 소리들은 담지 않는다. 소리 없는 영상이 가지는 영향은 매우 컸다. 과거를 회상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정말 낙원에 온 것 마냥 부유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로라’의 금기가 담긴 과거는 ‘낙원’이라 부르며, 현재는 ‘실낙원’이라 부른다. 혁명이 일어날 당시에도 눈 가리고 모른 채 하며 자신들의 사랑에 집중하기 바빴고 그날의 감정을 정당화하듯 관계의 아름다움에 빠진 그녀. 현재는 식민 지배를 받았던 흑인 여성이 자신의 수발을 들고 있으니 자신을 죽이러 온 ‘악마’라 생각하며 고통받는 ‘실낙원’ 그 기준은 누구의 관점에서이냐에 따라 다를 것이며, 우리는 ‘오로라’의 낙원을 보며 또 실낙원을 보며 여러 생각이 많이 들 것이다. 이 영화는 한 번 본 것으로 그치지 않을 듯하다. 볼 수 있는 곳이 생긴다면 여러 번을 반복해서라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타부>의 매력에 매료되어 보는 동안의 순간을 ‘낙원’이라 부르고 싶으면서도 속에 담긴 숨은 의미들의 아름다움에 심취하는 내 모습은 ‘실낙원’ 같기도. -2024.10.09 / 29th BIFF / 16th 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