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신상훈남

신상훈남

2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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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아이. 제인

영화 ・ 1997

평균 3.3

2023년 11월 26일에 봄

"여성은 신체적 한계가 있다는 관점에 대해서는요?" "방아쇠 당기기가 그렇게 힘든가요?" <델마와 루이스>가 과장된 남성 인물들의 행동을 드러냈다면, 이 영화는 '여성 인권'에 대해 너무나도 직접적으로 가리키고 있어 '알겠어, 알겠다고' 싶은 관객들에게 계속해서 '이래도? 이래도?'를 강요하고 있다. 어떠한 의도가 적나라하게 티가 날 경우 약간의 거부 반응이 들었던 것과 중후반부 서사가 조금 온전하지 않은 것만 빼면 굉장히 무난한 작품. "제 목적은 다른 이들과 같습니다. 훈련을 통과해서 작전에 투입되는 것이죠." "다른 이들과 목적이 정말 같다면 그런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았을 거네. 안 그런가?" 리들리 스콧은 이 영화를 찍은 이후 연출의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장면에 드러나는 결함을 숨기기 위해 카메라를 흔들었던 전작들에 비해 이제는 과감하게 인물들의 액션을 가감없이 카메라에 담아내었고, 총격씬이나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을 때 장면에서의 '블록버스터식 연출'에 있어 제대로 감을 잡았는지 스케일이 커진 장면 연출들도 깔끔하게 잘 해내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일 좋아하는 작품들 중 하나라고 한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 바 있다. "난 첫날의 낙오자를 좋아한다. 낙오자가 나올 때까지 첫날은 끝나지 않는다." 또 아쉬운 점은, 바로 여성이 '정신력' 하나로 굉장히 난이도 높은 훈련에서 버티고 있다는 설정이 너무 메세지 하나만 앞세워 억지를 부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메세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를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는데. 남들보다 강할 수 있던 원동력이 있던 것도 아니고 근력을 키우는 비중이 높았던 것도 아니고, 그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약간의 자격지심이 발휘됨으로써 버텨낸다는 게 조금 설득력이 없지 않았나 싶다. "오직 자네 하나를 위해서 의료진을 배치해야 하지.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안 드는 건 자네의 향수 냄새야. 내 시가를 망쳤어. 3달러 59센트짜리 시가의 향을 망쳤다고. 게다가 이 시가 불을 꺼야 할지도 몰라. 이 생김새가 자네의 여린 감성을 건드린다면 말이야." "아닙니다. 생김새는 괜찮지만 그 단내가 싫습니다." [이 영화의 명장면] 1. 고문 어가일은 조던을 '여자이기에' 응원함과 동시에 걱정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가 유독 그녀에게 있어 엄격했던 것은 '한편으로는 이 험난한 훈련'에서 살아남는다 해도 그 과정이 너무나도 혹독했기에 그녀를 배려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 감정이 증폭되어 이번엔 '훈련의 범위를 넘어선' 행동들까지 범한다. 하지만 여전사는 이따위 과정에 짓눌릴 리 없었다. 이 상황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교관에게 한 방 먹인다. 이 모습을 본 동기들의 환호와 동경의 눈빛이 참 인상적. 그녀가 부대에서의 존재감을, 그리고 진가를 확실하게 발휘한 장면. "꼴 좋군."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2. 엔딩 갑작스럽게 전투가 이뤄지는 전개와 전투가 벌어진 후의 액션씬은 조금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아 많지만 그래도 전투가 끝나고 영웅이 된 그녀를 이제는 완전히 인정하는 동료들과, 앞서 거구 두 명을 구해 인정받은 공로의 십자장을 건넨 어가일의 따뜻한 마음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남들보다 몇 십 배는 더 최선을 다해 뛰고 노력했을 그녀의 눈시울은 붉어진다. 이제는 인정받는 것 같아서. 인정받기 위해 수도 없이 이 순간만을 떠올려왔을 그녀에게 아주 걸맞는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기회는 노력한 자에게 찾아온다. "오닐, 너와 함께라면 언제든지 참전하겠어." 그녀는 여자라서 모두에게 박수를 받은 것이 아니다 한 번도 유리한 지점에 위치하지 않았고 남들과 똑같은 기준점에서 시작했으며 몇 배는 더 노력했을 테고 더 간절히 평등한 대우를 원했을 것이다 조던은 가장 훌륭한 군인이었다 "난 자기연민에 빠진 들짐승은 보지 못 했다. 얼어 죽어 가지에서 떨어지는 새조차도 자신을 동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