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애룡

애룡

10 month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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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책 ・ 2025

평균 3.7

사실 따지고 보면 할머니 킬러라는 점을 제외하면 장르적으로 이 소설은 상투적이다 못해 고루하다. 모든 것이 예측대로 진행되며 서사 자체도 지나치게 단순하다. 다만 그 뻔한 것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구조화하는 능력이 무척 빼어나고 하나의 대사도 짜치는 게 없이 잘 가공되어 있다. 전지적 시점과 초점화자를 넘나드는 편의적 진행도 아주 자연스럽게 구현되어 있다. 과장된 수사와 끝없이 이어지는 문장들은 초반엔 거부감이 들지만, 나중에는 혼란한 노인의 머릿속과 동기화되어 복문들조차 속도감 있게 읽히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한다. 이런 게 잘쓴 장르소설 아닐까. 끝내 기대 이상의 무언가는 얻을 수 없었지만, 이렇게 탄탄한 장르소설이라면 언제든지 기대감을 갖고 읽을 용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