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erkalo
2 years ago

전원에 죽다
평균 3.9
2024년 06월 14일에 봄
제국주의와 마녀사냥으로 얼룩진 그 시절이 아무리 초라하고 추악했어도, 향수라는 고질병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창작자는 추억으로 포장된 지난날을 무대 위로 올려보지만, 그 뒤편에 자리 잡은 죄의식은 쉽게 기억을 떠나지 않는다. 허구에서조차 자기혐오를 실행하지 못하고 시간 안에 갇힌 자의 허심탄회한 고백으로서, 자전적 이야기 속 시와 음악의 활용과 과거와 현재 사이의 유영이 불러일으키는 묘한 애수가 타르코프스키의 <거울>(1975)에 필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