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동구리

동구리

4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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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폭의 연대

영화 ・ 2020

평균 3.3

3채널로 구성된 영상은 '피폭'이라는 제목의 단어가 말해주는 것처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두 개의 핵폭탄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만 그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악(惡)의 성질에 대한 것이다. 방사능은 사라지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해 흘러나온 방사능은 태평양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간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체르노빌에서 피폭된 이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놓여있다. 낙진이라는 형태로 퍼져나가는 방사능은 그것의 확산을 막는 것도, 그것의 흔적을 지우는 것도 쉽지 않다. 리티 판은 악이 방사능처럼 사람들을 피폭시키는 성질의 것으로 파악한다. 방사능이 아닌 수단으로 발생한 여러 학살은 3채널의 영상 속에서 몽타주되고, 확산되는 피폭/악에 이미지로 존재한다. 영화 전체에 흐르는 피폭-비극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스펙터클이지만, 이는 관객의 스마트폰과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피폭-비극의 이미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피폭의 연대>는 이미 모든 곳에 가득한 피폭의 이미지를 다시금 스크린에 끌어오는 것에서 멈추는 대신, 그것에 무감각해지지 않고 그러한 이미지를 생산하는 악을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