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석미인

석미인

4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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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이드 파크

영화 ・ 2007

평균 3.6

사람은 죄를 짓는 순간 벌을 받는다. 마음의 감옥이라거나 죄책감이라거나 단어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망각에 이르기까지 혹은 죄질에 따라 물리적인 형량을 받는 수도 있겠지. 엘리엇 스미스가 하는 음악이 더이상 인디가 아니게 된 것은 구스 반 산트가 감독한 굿윌 헌팅 덕분이었다. 엄마가 주변 사람들한테 아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고 자랑할 수 있으면 된 거라고 엘리엇 스미스는 수줍게 소감을 밝혔었고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주제가상 후보로 참석하기도 했다. 그해 주제가상은 타이타닉의 마이 하트 윌 고온이 받았다. 그는 몇 해 뒤 자신의 심장을 여러 번 찔러 자살했고. 다시 몇 해 뒤 이 영화에 그의 음악이 두곡 들어갔다. 구스 반 산트는 그에게 무언갈 사죄하려 했던 걸까. 두 번째 곡은 주인공이 편지를 태우던 장면에서 흘러나왔다. 그 뒤로 다시 십여 년이 흘러 이 영화를 봤을 때 난 뜻 모를 해방감을 느꼈다. 나는 아마 그가 요절한 음악가라 그의 노래를 더 좋아했을 것이고 유작의 재와 향을 맡을 때마다 묘한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 내 형량은 끝이 났다. 더는 그의 음악을 찾아 듣지 않음으로. 눈물을 비에 비유한 가사를 듣다가 퍽 하고 영화 대사가 떠올랐다. 이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 하는. 이 비가 언제쯤 그치려나 했다면 그게 눈물을 의미했다는 걸 그때 알았을 건데. 윤희는 자신을 춥게 하는 방법으로 오래 벌을 주었나 보구나 했다. 그 비가 다 얼어붙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