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유덕화의 연기는 참으로 정직하게 사람의 감정에 손을 내민다. 기저(基底)로부터 올라와 꾹꾹 눌러 담은 짙은 표현도 좋지만, 있는 그대로 올곧게 부딪혀오는 표현도 참 좋다고 새삼 느끼게 된 영화다. (이후 스포일러 주의 부탁 드립니다) 새삼스럽지만 잊기 쉬운 사실은, 전쟁은 사람이기를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전쟁을 하기에 너무나 순수하고 올곧았던 조이호(유덕화 분)는 전쟁을 거치며 점차 망가져간다. 방청운(이연걸 분)은 그런 이호의 편에 서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희생과 현실과 맞부딪혔고, 강오양(금성무 분)은 청운이 꿈꾸는 미래에 대해 듣고 감회되어 버린다. 결정적으로 소주성 군주의 죽음으로 백성과 소주군의 목숨을 지켜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사건 이후 이호는 예전의 그가 아니게 되어 버린다. 남경 함락 이후 연회에서 이호, 천운, 오양이 의형제를 맺는 장면을 피로(披露)하는 경극을 보다가 실성한 듯 눈물을 흘리며 웃는 이호의 모습에서, 그는 이미 세 명이 맺은 맹세가 진작에 산산이 부수어져 버렸음을 통감해버렸구나 싶었다. 그를 꾀는 허괴 장군에게 넘어가지 않았으나 결국 천운에 의해 현실의 희생양이 되어 버리고 만 이호의 말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뒤이어 대의를 위해 너무나 비정했던 천운도 처리당하고, 오양도 암살의 죄명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 결국 의형제의 맹세는 죽음으로 다시 연결된 셈일까. 더불어 소주성 군주의 모습을 보며 리더란 어떠한 모습을 보여야 할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호의 칼에 스스로 몸을 던진 그가 쓰러지며 이호와 함께 물속으로 빠지는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의 백미였다. +유덕화 아저씨만 언급했지만 이연걸도, 금성무도 다들 연기가 완전 빠져들어 볼 정도로 너무 좋다ㅠㅠ 20190120
좋아요 15댓글 0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4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