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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얼른 사라져주었으면 싶었다. ‘안정’을 나는 바랐고, 지하에 혼자 남길 바랐다. ‘살아있는 삶’이 너무 익숙하지 않은 탓에, 이제는 그것이 숨이 막힐 만큼 나를 짓눌러 왔다. -194p 실상 우리는 ‘살아 있는 삶’을 노동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거의 업무로 생각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고 다들 속으론 책에 따라 사는 것이 차라리 더 낫다는 쪽에 동의한다. 왜 우리는 이따금씩 옥신각신하는 걸까, 왜 변덕을 부리는 걸까, 대체 왜 뭘 요구하는 걸까? 우리 자신도 왜인지는 모른다. 어떻든 우리의 변덕스러운 요구를 들어준다면 우리는 오히려 더 나빠질 것이다. 자, 시험 삼아 우리에게 가령 자립성을 좀 더 많이 주고, 우리 중 아무나의 손을 풀어 활동 범위를 좀 더 넓혀 주고, 보호의 강도를 좀 더 낮춰보라, 그러면 우리는...... 분명히 말하지만, 당장에 우리를 다시 원래대로 보호해 달라고 부탁할 것이다. -1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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