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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케이크

9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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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대문

영화 ・ 1998

평균 2.8

"인생이라는 파란 항구에 고인 붉은 욕망을 관조할 수 있다면..." 파란 가족, 파란 위선, 빨간 욕망, 빨간 자유 인간의 존재론적 모순에 대한 영화다. 이상한 파란 나라에 창녀와 뚱녀가 산다. 둘은 같은 사람을 '엄마'라고 부르는 (배다른) 자매지만, 뚱녀는 창녀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경멸한다. (여성판 카인과 아벨 같기도 하다.) 그러나 뚱녀도 한 남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창녀처럼 몸을 내줘야 하고, 그렇지 않을시에는 자신이 경멸하는 창녀가 그 남자를 먼저 가져가게 된다. 아무리 고상한 척 허위의식으로 사는 사람들도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이 뒤로는 싸고 박고 다 하고, 그리고 그 이유에는 창녀와 다르지 않은 욕구와 본능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할 때 역설적으로 영혼을 옥죄는 것 같은 욕구의 불편함은 오히려 영혼을 자유롭게 헤엄치게 하는 넓은 바다가 된다는 것... 파란 대문은 속박인 동시에 문을 열고 나가는 출구라는 것... 인간과 인간 사이의 평등. 그리고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한여름밤의 눈처럼 서늘한 유토피아. 자신이 속한 시공간을 혼자서 너무나도 앞서간 한국영화사에 유일무이한 불멸의 천재 감독의 컬러풀하고 아련한 걸작. 가히 도스토예프스키에 비견될 만 하다.